지옥문과 슈베르트의 콰르넷 송어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이 발표되고 무장한 헬기에서 내린 군인들이 국회의사당으로 난입해 유리창을 깨고 진입하는 모습과 본회의장에서 국회의원들이 계엄 해제 결의안을 의결하는 과정을 불안과 초조한 마음으로 지켜보았고, 계엄령이 해제되기를 기다리며 텔레비전 앞에서 떠날 수 없었다.
그 후 내란수괴 피고 윤석열이 체포되기까지 어려웠던 과정, 헌법재판소에서 재판받은 과정을 관심을 보며 ‘과연 저 사람이 이 나라의 대통령이 맞을까?’라는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2025년 3월 8일 그가 구치소에서 풀려났다. 그동안 검찰이 했던 의심스러웠던 행태의 이유를 알게 되었고, 28년 동안 지켜졌던 영장 신청 적용의 기준을 깨면서 불법이라고 판결한 판사의 역량(?)이 괴기스럽고 무섭다.
내란수괴가 피고가 풀려나는 장면을 보며 지옥문이 열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식적인 판단으로는 계엄 공고문과 포고문을 보면 위헌이다. 그렇지만 지금 이 정부에서는 상식을 넘어서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 헌재에서 어떤 판결이 내려질지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12월 3일에도 잠을 이룰 수 없었는데, 3월 8일 밤에도 공포와 걱정으로 잠을 제대로 이룰 수가 없었다.
미니 오디오를 켰다.
슈베르트의 Quintet “Trout” 피아노 5중주 A장조였다. 콰르네(Quintet)에 더 알아보았다. 5중주, 5중창이라고 한다.
슈베르트의 송어는 다니엘 슈바르트의 시의 4연 중에서 3연을 사용했다고 한다. 슈베르트이 피아노 5중주에 사용된 악기는 피아노, 바이올리, 비올라, 첼로, 데블베이스이다. 우리가 자주 듣는 악장은 4악장이다.
영화 셜록 홈스 (그림자 게임)에서 제임스 모리어티가 홈스와 왓슨을 고문하며 송어를 부르는데, 고통받는 사람을 보며 즐기는 듯한 모습이 마치 계엄을 선포하고 구치소에서 풀려나며 승리한 듯 주먹을 불끈 쥐는 제스처를 취하는 그의 모습이 겹친다. (나무위키에서 이 장면을 볼 수 있음)
가사는 이렇게 되어있다고 한다.
반짝이는 개울 속으로
기쁜 마음에 재빨리 낚싯대를 던졌다네
변덕스러운 송어 한 마리가
마치 화살처럼 피했다네
개울가에 서서
달콤한 휴식 속에 바라만 보았다네
(깨끗한 개울 속에서)
(헤엄치는 활기찬 송어를)
한 낚시꾼이 낚싯대를 들고
물가에 서 있었다네.
물고기가 헤엄치는 모습을
냉정히 지켜보고 있었다네.
개울물이 맑은 상태 그대로 있자
나는 생각했다네.
(낚싯대로는 저 송어를)
(결코 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결국 그 낚시꾼은
기다림을 지겨워했다네.
그는 개울을 휘저어
흙탕물로 만들었다네.
내가 알아채기도 전에.
낚싯대가 휘어져 있었네.
거기에 송어가 꿈틀대고 있었네.
(나는 몹시 화가 나서)
(나를 속인 송어를 노려보았다네)
슈바르트의 4연은 슈베르트 송어에는 쓰지 않았다고 한다.
청춘을 지키기 위하여
황금 같은 시기를 지체하고 있는 그대들이여!
그래도 한 번 송어를 생각해 보고
위험에 빠졌다면 서두르시오!
당신들 대부분은 지혜가 부족하니
여성들이여, 경계하시오!
낚싯대를 휘두르는 유혹 마들을!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이미 피를 흘린 상태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