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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머니의 산딸기
    2022. 6. 13. 12:26

               어머니의 산딸기

                                                        회색갈피

     

    아버지 머리 깎아주어야 한다며

    낫을 들고 뒷산으로 간 어머니

    해질녘 돌아와 마루에 털썩

    내려놓은 바구니 안

    산딸기

    하얀 사기그릇에 객혈을 한 채

    그렁그렁 눈물이 고여

    소녀는 차마 산딸기를 먹지 못하고

    장독 뒤 꽃밭에 묻었습니다.

     

    나이 들어 찾아간 고향

    아버지 산소가 있는 뒷산에

    그 산딸기가 익었습니다.

    빨강색이 너무 짙어

    몽환의 슬픔으로

    깊어져

    풀잎에 꿰어 아버지에게

    드렸습니다.

     

     

           

            산딸기

                                                       권순자

     

    지쳐 고개 떨구고 걷는

    외진 오솔길

    풀섶에 숨어 나를 훔쳐보는

    붉은 눈동자

    서늘한 아침 이슬에

    함초롱히 젖어

    고운 치아까지 빨개져

    나에게 건네는

    달콤새콤한 위로慰勞 세 송이

    꽁꽁 숨어버린 용기

    멋쩍은지 슬그머니

    힘 다발 내미는

    여름 아침 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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