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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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답사 일번지 강진 그리고 가우도그곳에 가면 2025. 5. 25. 13:33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강진과 해남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잃어버린 옛 정취의 미련’‘국토의 최남단, 전라남도 강진과 해남을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제1장 제1절로 삼은 것은 결코 무작위의 선택이 아니다. .......강진과 해남은 우리 역사 속에서 한번도 무대의 전면에 부상하여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본 적이 없었으니 그 옛날의 영화를 말해주는 대단한 유적과 유물이 남아 있을 리 만무한 곳이며, 지금도 반도의 오지로 어쩌다 나 같은 답사객의 발길이나 닿는 이 조용한 시골은 그 옛날 은둔자의 낙향지이거나 유배객의 귀양지였을 따름이다.’ 강진의 가우도(駕牛島)는 0.23㎢의 작은 섬이다. 섬으로 들어가는 두 개의 다리가 있다. 동쪽인 도암면 신기리 망호에서 연결한 716m 망호출렁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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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국가정원의 장미꽃 만나기그곳에 가면 2025. 5. 19. 16:12
소설 ‘어린 왕자’에서 자신의 별을 떠나 지구에서 수많은 장미꽃을 보고 이렇게 말한다.“안녕”어린 왕자가 말했다.그것은 장미꽃이 피어 있는 정원이었다.“안녕.”장미꽃들이 말했다.어린 왕자는 꽃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모두 별에 있는 꽃과 비슷한 꽃들이었다.“너희들은 누구니”?“우리들은 장미꽃이야.”“아! 그래?”그러자 어린 왕자는 자신이 아주 불행하게 느껴졌다.그의 꽃은 이 세상에 자기 같은 꽃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었는데, 정원 가득히 그와 똑같은 꽃들이 5천 송이나 있지 않은가! 세상에 장미꽃은 수없이 많다. 장미꽃 축제도 열리고 있다. 5월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꽃의 여왕 장미꽃. 그 많은 장미꽃들 중에서 내가 만나는 꽃이 나만의 꽃이 된다. 국가정원으로 가는 서문길, 부드럽고 푸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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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례 여행. 만경강 철교 위 비비정예술열차그곳에 가면 2025. 5. 19. 13:21
삼례 여행의 시작은 삼례역 앞 문화예술촌이거나, 혹은 비비정에서 시작해도 두 곳이 가까이 있어 둘 다 무난할 것 같다. 일제강점기 호남평야의 쌀을 군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가져가기 위해 만든 철도인 만경강 철교가 수탈의 역사를 간직한 채 현재는 폐기차를 활용해 만든 카페, 레스토랑, 기념품 가게를 운영 중이다. 철교 위 열차 안에서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며 만경강 철교와 넓은 평야를 바라보는 여행은 다른 곳과 차별화된 즐거움을 준다. 특히 해질녘 낙조에 물든 만경강과 들판 위로 번지는 노을이 멋지고, 비비정 전망대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만경강과 호남평야의 광경도 일품이라고 할 수 있다. 호남평야는 우리나라 최대의 평야로 유일하게 지평선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군산, 익산, 전주, 완주, 김제, 정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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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학원농장의 청보리밭에 대한 예찬그곳에 가면 2025. 5. 9. 17:31
생활에서 단순함을 추구하며 일반인들과 다르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 신부, 수녀, 스님 등 극히 제한된 물질 속에서 수행과 기도로 생활한다. 결혼, 자식, 친구, 부모 등과 거리를 두고 절제된 생활을 한다. 온갖 물질들을 소유해야 행복하게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경외롭고 존경스러운 삶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함은 촌스러운 형태가 아니라 복잡함 속에서 필요 없는 군더더기를 제거해서 핵심적인 명확함으로 간결과 절제만 남긴 가장 세련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완벽함이란, 더 보탤 것이 남아 있지 않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완성된다.’ (생텍쥐페리) 요즘 생활에서는 미니 멀리즘(Minimalism)이라는 방식도 있다. 가구, 가전, 필수품이 스마트폰 등의 단순한 디자인은 소비자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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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한층 업그레(upgrade)이 된 박지도와 반월도의 퍼플교그곳에 가면 2025. 5. 5. 13:44
2019년 10월에 퍼플교를 방문했는데, 그때는 안좌면과 박지도를 연결한 다리에 보라색이 칠해지지 않았고, 박지도와 반월도를 연결하는 다리도 공사 중이었다. 현재는 다리가 전부 퍼플교로 완성되었고, 주차장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반월도로 이어지는 다리가 완성되어 있었다. 또 두 섬에서 퍼플카트를 임대 해주고 있었다. 퍼플카트를 빌리면 아이나 노약자와 함께 가도 어렵지 않게 섬을 일주할 수 있을 것 같다. 차를 반월도 쪽에 주차하고 그쪽으로 가서 박지도 쪽으로 돌아 나오는 게 좀 더 좋을 것 같다. 퍼플교가 생기게 된 동기는 신안군 안좌면 박지도에 한 할머니가 출렁이는 파도에 둘러싸여 뭍에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 없는 신세를 한탄했다. 꿈을 꾸면 간절한 소망이 이루어졌다. 박지도에서 물과 간단한 음식을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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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봉화산의 꽃사슴, 봄꽃, 호랑지빠귀의 소리그곳에 가면 2025. 4. 17. 10:37
순천봉화산에 얼마 전 꽃사슴이 아파트 주변으로 내려왔다는 뉴스가 많이 나왔다. 봉화산 주변에서 키우던 꽃사슴이 우리를 탈출해서 봉화산에 정착을 한 후 번식했다고 한다. 천적이 없어 수가 많이 늘어 산책을 할 때 각기 다른 장소에서 3-4번 만날 때도 있다. 사람을 보고도 도망가지 않고 편안하게 산을 거닐고 있다. 노루와 고라니도 보인다. (4월이 되면 새 소리가 유난히 많이 들린다) (호랑지빠귀는 괴기스러운 소리를 낸다) (진달레꽃) (철쭉꽃) (목련꽃) (각시붓꽃) (양지꽃) (황매화꽃) (봄까치풀 꽃) (동백꽃) (탱자나무꽃) (붓꽃) (봉화산에서 바라본 동천의 벚꽃) (제비꽃) (병꽃) (금창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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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의 불일암·송광사 그리고 화엄사의 봄그곳에 가면 2025. 4. 2. 13:19
법정 스님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소유, 경건성 그리고 청빈이다. 친구가 불일암에 가자고 카톡이 와서 따라나섰다. 미리 약속한 것도 아닌데 지금 바로 가자고 한다. 법정 스님이 쓰신 책 「무소유」 내용 중에서 ‘미리 쓰는 유서’에 이런 글을 남기셨다. ‘장례식이나 제사 같은 것은 아예 소용이 없는 일. 요즘은 중들이 세상 사람들보다 한술 더 떠 거창한 장례를 치르고 있는데, 그토록 번거롭고 부질없는 검은 의식이 만약 내 이름으로 행해진다면 나를 위로하기는커녕 몹시 화나게 할 것이다. 평소의 식탁처럼 나는 간단명료한 것을 따르고자 한다. 내게 무덤이라도 있게 된다면 그 차가운 빗돌 대신 어느 여름날 아침에 좋아하게 된 양귀비꽃이나 모란을 심어 달라 하겠지만, 무덤도 없을 테니 그런 수고는 끼치지 않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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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소양고택과 아원고택이 있는 오성마을그곳에 가면 2025. 3. 21. 14:08
완주군 하면 먼저 대둔산, 화암사가 떠오르고, 우리나라 최초로 로컬 푸드를 시작하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윈윈하는 정책을 시작한 지역으로 생각된다. 2~3년 전부터 완주의 소양고택과 아원고택을 방문한 사람들의 여행기가 인터넷에 올라와 관심을 끌고 있었다. 마침 친구네랑 그곳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고택이 있는 마을은 작년에 갔던 위봉산성과 폭포와 아주 가까운 곳이었고, 마을 바로 옆에 오성저수지가 있고 그 주변에 음식점과 카페 등이 있고, BTS가 화보와 영상을 촬영한 마을로도 유명했다. 종남산, 서방산, 위봉산으로 둘러싸인 산기슭에 있는 22채의 한옥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고택이라면 보통 조선시대 유명한 세도가나 학자들이 살던 곳으로 지금도 후손들이 대를 이어가는 곳으로 생각했는데, 소양고택, 아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