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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안아 가을꽃이 된 나뭇잎그곳에 가면 2024. 12. 20. 12:27
‘인상주의 화가들이 자연의 빛을 사랑했음은 이제 상식이다. 같은 풍경이라 하더라도 햇빛의 정도와 각도에 따라서 천차만별의 느낌을 전해준다. 단순히 색의 변화만이 아니라 형태조차도 다르게 다가온다. 인상파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들에게 가장 큰 공통점이 있다면 자연의 빛에 대한 관심이다.’ (DAUM 백과) 빛에 대한 아름다움의 추구는 인상파 화가들이 아니더라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대상이다. 나무, 풀, 꽃 등을 찍을 때 시각, 빛에 따라 같은 대상이라도 아름다움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단풍잎을 가장 아름답게 찍으려면 나뭇잎에 빛이 비칠 때 역광으로 찍으면 된다. 그때 단풍잎이 가지고 있는 가장 아름다운 색깔을 볼 수 있다. 어느 늦은 가을날 순천봉화산에서 나뭇잎이 아름답게 물든 모습을 찍을 기회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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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님, 아니 되옵니다산문 2024. 12. 15. 13:14
2024년 12월 3일 밤. 국민이 충격에 빠진 날이었다. 일반 사람은 비상계엄 선포 그 말을 처음 들을 때, 누구나 가짜 뉴스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있을 수 없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정말 말도 안 되는 무서운 발표였다. 2024년 12월 14일 오후 5시. 드디어 내란 수괴 윤석열의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는 탄핵소추안이 의결되었다. 그 순간 여의도에 모인 이백만 명의 시민과 TV나 스마트폰을 숨죽이고 보고 있던 사람들이 함께 환호성을 질렀다. 찬성 204표, 반대 85표로 탄핵소추안이 의결되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가결되었습니다”와 함께 두드린 의사봉 세 번째 모습, 입을 꾹 다물고 내려치는 그 모습과 소리가 얼마나 강하고 결연했는지! 주의 깊게 바라본 사람은 알 것이다. 사람들은 찬성표가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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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남대문 커피 300만 원을 선 결재하여 촛불 시민에게 제공한 분산문 2024. 12. 13. 13:27
12월 3일 친위 쿠데타인 내란에 대해서 6번째 글을 쓴다. 대통령에서 내란 수괴 피의자 신분으로 추락한 사람이 평소 담화문에서 가장 많이 한 말이 ‘자유민주주의’라는 단어였을 것이다. 그런 자유민주주의를 그날 밤 담화문과 포고령으로 짓밟아버렸다. 이런 불행은 대통령 후보 시절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었다. 정제되지 않은 말, 무지함에 대한 부끄러움 없는 태도 그리고 무례함이었다. 민망한 쩍발, 손바닥 임금 왕 자 그리고 열차 속에서 구두를 신은 채 앞 좌석에 발을 얹고 있는 등 많은 행동 중에서 어떤 단편적인 모습만 주의를 기울여 보았더라도 그는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국민은 그 경솔한 선택에 대한 업보를 지금 받는 중이다. 지난 12월 7일 탄핵안이 의결조차 되지 못하는 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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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시위장을 축제로 만든 MZ 세대는 아무도 이길 수 없다산문 2024. 12. 10. 18:01
사람들이 우스갯소리로 말한다. 중2 남학생이 무서워서 김정은이 남한으로 쳐들어오지 못한다. 그들은 고집불통 사춘기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집으로 돌아가면 그들보다 한 수 위인 누나가 버티고 있다. 누나는 물리력은 약하지만, 말로는 이길 수 없다. 게임이 되지 않는다. 그 중학생 누나들을 MZ 세대라고 부른다. 10대 중후반부터 20대 초중반 여학생들이다. 그들은 빛의 속도로 스마트 자판을 다루고, 검색할 수 있다. 또 그들만의 외계인 언어로 소통한다. 기성세대들이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통역이 필요하다. 그들이 출현하는 장소는 아이돌의 콘서트장이나 야구장 관중석 등이다. 그들이 나타나면 게임 끝이다. 그만큼 강한 아우라를 가진 세대들이다. 그들은 독특하고 강한 개성, 밝은 표정, 독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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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의원님 존경합니다산문 2024. 12. 9. 17:40
김예지 의원님 존경합니다 의원님, 그날 국민이 숨죽이며 회의장을 이탈한 의원들을 한 사람 한 사람 애타게 불렀습니다. 국회의사당 앞에서 직접 부르지는 못했지만, 텔레비전 앞에서 진심을 담아 간절한 마음으로 불렀습니다.불러도, 불러도 그리고 또 불러도 한 사람도 오지 않았습니다. 참담한 순간에 한 의원님이 회의장으로 오셨습니다.아! 김예지 의원님이셨습니다.작지만 큰 영웅이셨습다. 당신은 청년에게, 우리에게 민주주의 부활에 대한 희망을 주셨습니다.감사합니다.정말 고맙습니다. 동료 국회의원들이 모여 있는 그 자리에서 나오시려고 얼마나 망설이고 두려우셨습니까?그렇지만 투표를 마치고 나가는 의원님의 뒷모습은 빛이 났습니다. 김예지 의원님, 당신은 나의 아니 우리 국민의 영웅이십니다.삼일운동의 유관순이십니다.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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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일 밤은 공포로 떨었고, 12월 7일 밤은 분노로 떨었다(국회 윤석열 탄핵 표결 투표 장면을 보고)산문 2024. 12. 8. 10:17
12월 8일 새벽, 나는 7일 밤에 일어났던 국회의 윤석열 탄핵안 불성립 장면과 탄핵을 외치는 시민들의 모습이 겹쳤다. 벌떡 일어나서 한나 아렌트의 책을 펼쳤다. 나치 정권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하여 20세기 독창적이고 영향력이 컸던 정치 사상가인 그가 말했던 무사유와 악의 폄범성을 다시 찾아보았다. 나치의 홀로코스트 책임자 아이히만의 재판(1961년)에서 상관인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가 지시한 사항들을 성실히 이행했을 뿐이라고 일관했다. 이런 행위를 20세기 정치 사상가인 한나 아렌트 생각 없음 즉 무사유라고 했다. 이런 무사유가 위험한 이유는 대량 학살에도 그대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위에서 시키니까 옳지 않은 일에도 할 수 없이 따르는 것이다. 온건하고 평범한 보통 사람이 상관의 지시에 따라 옳지 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