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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건반 위의 세레나데 2회)단편 2026. 9. 9. 11:53
가은과 나는 숨이 턱까지 차게 달려왔는데 출발한 배를 보자 맥이 풀리며 시멘트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한참 후 여객선 터미널로 돌아가 무위도로 가는 배편을 알아보았다. “거그 가는 배가 오후에 한 번 더 있는디 요새 그 배를 수리허니라고 안 댕기는디요.”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가은은 내 얼굴을 바라보며 낯빛이 변한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았다. 배가 가지 않으니 어떻게 해볼 수가 없었다. 다시 서울로 되돌아가야 하나 아니면 내일 아침에라도 가서 섬이라도 구경하고 돌아와야 하는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혹시 몰라 김 과장에게 전화했다. 김 과장이 껄껄 웃었다. “하하하. 서울 촌놈이 티를 내고 있구나. 좀 기다려 봐. 알아보고 전화할게.” 김 과장이 부탁한 물건을 사려다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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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건반 위의 세레나데 1회〉단편 2026. 9. 7. 17:58
금요일 오후 모처럼 일찍 퇴근해서 아내와 같이 저녁을 먹게 되었다. 좀 편안하고 간편하게 먹고 싶어 치킨을 시켰다. 종이상자를 열고 닭 다리를 아내 가은에게 내밀었다. “때깔이 좋네. 먹어봐.” 가은이 닭 다리를 크게 베어 물고 몇 번 씹더니 맥주 캔을 따고 고개를 뒤로 약간 젖힌 채 차가운 맥주를 급하게 꿀꺽꿀꺽 마셨다. 그러고는 염려했던 대로 이마에 손을 댄 채 얼어버리기라도 한 듯 멈추었다. 한참이나 그런 자세를 하고 있다가 손을 내리며 기다랗게 숨을 내쉬었다. “하하하하하. 좀 천천히 마시지 뭐가 그리 급해서……” “의리라고는 약에 쓸려고 해도 없는 인간 같으니라고. 사랑하는 아내가 머리에 쥐가 났는데 눈물까지 글썽이며 좋아하냐?” 아내는 내 등을 철썩 소리가 나게 때리며 말했다. “하나뿐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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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더웠던 여름, 들꽃의 위로새와 나무 2026. 9. 4. 16:23
이번 여름은 하루, 하루 생활하는 게 지옥과도 같았다. 사람이 죽어서 죄를 지은 사람의 영혼이 간다는 지옥 중에 ‘대초열지옥이 있는데,’ 여기에는 ‘살생·도둑질·음행·거짓말·음주·사견으로 남을 속임’의 사람이 가는 지옥이라고 하고, ‘맹렬한 불길과 용암 속에서 몸이 익고 타버림’라고 한다. (네이버 AI) 올여름이 지옥의 ‘대초열지옥’만큼은 아니겠지만, 내가 살아오면서 겪은 여름 중 가장 더위 날들이었다. 여행은 아예 생각도 하지 않았고, 그냥 행동을 최소를 줄여 더위를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새벽에 산책하는 것까지 포기할 수는 없었다. 5시에 일어나 봉화산 좁은 숲길을 걸으며 한낮의 더위는 생각하지 않고 숲, 바람, 새소리, 하늘, 구름, 동천을 바라보면 마음이 평온했다. 올해는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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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루이슨 스티븐슨의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독서 2026. 9. 1. 17:30
‘나는 내 양심을 저버린 적이 없어. 나는 언제나 정의로운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물건을 팔면서 ‘이거 하나도 안 남아. 손해 보고 그냥 파는 거야’라고 말하는 사람과 다름이 없는 신뢰성이 없는 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선과 악이 공존하며 평소에는 한없이 정의로운 사람이 되었다가 자신과 관련된 일일 때는 옳지 않은 일일지라도 상황 논리를 말하며 정의가 아닌 불의로 선택하기도 한다. ‘내가 하면 로맨스가 되고 남이 하면 불륜이 되는’ 상황적 논리와 비슷할 것 같다. 이런 인간의 내면에 잠재한 인간의 선과 악의 이중성에 대해서 날카롭게 파헤친 작품이 1886년 발표된 로버트 루이슨 스티븐슨의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라고 할 수 있다. 이 소설은 특이하게 한 사람의 내면을 다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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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마신화 4. 오림포스의 12신그리스 로마 신화 2026. 8. 27. 17:08
암흑의 카오스에서 태어난 가이아는 하늘의 신 우라노스와 결혼해서 크로노스를 낳고, 크로노스는 아버지와 싸워 이겨 왕이 되고, 크로노스의 아들 제우스는 10년 동안 크로노스와 티탄들과 싸워 승리한다. 전쟁을 하는 동안 티탄 신족이 오트리스산에 진지를 구축하고, 제우스와 형제들은 그 맞은편에 있는 그리스 최고의 높은 산인 올림포스산에 모여 진지를 구축한다. 제우스와 형제들이 전쟁에서 승리한 후, 제우스, 포세이돈, 하데스는 제비를 뽑아 각각 하늘, 바다, 지하 세계로 영역을 나눴다. 이후 제우스의 자녀 신들인 아폴론, 아르테미스, 아테나 등이 올림포스로 모이게 된다. 제우스 - 최고신으로 신들의 왕으로 하늘, 벼락, 날씨를 다스리고 상징은 번개, 독수리, 올리브 나무이다. 헤라- 여신들의 여왕으로 결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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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뮈의 소설 〈전락〉. 끌라망스의 ‘변종 나르시즘’독서 2026. 8. 23. 19:22
까뮈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싸르트와 함께 프랑스의 행동하는 지식으로 철학자, 사상가, 기자, 혁명가, 작가 등 다재다능한 면모를 가진 지성인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는 1957년 44살의 나이로 아홉 번째로 최연소 노벨 문학상을 받은 프랑스 작가라고 한다. 까뮈의 소설 〈전락〉을 다시 꼼꼼히 읽었다. 처음 읽으면서 끌라망스가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파리에서 화려한 생활을 접고 속죄판사가 되어 자신을 비판하고, 다른 사람도 비판하게 하여 또 다른 속죄판사를 만드는 건 바람직한 게 아닌가?’라고. 자신은 재판에서 늘 정의로웠고, 뇌물을 받지 않았고, 외압에도 굴하지 않았고, 기자들의 비위를 맞추지도 않았고, 공무원에게 아첨하지 않았고, 길거리에서 맹인이 길 건너는 것을 도와주었고, 행인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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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엄마의 눈물 (단편소설)단편 2026. 8. 20. 17:25
나영은 논산에서 신병훈련을 마치고 자대에 배치되기 전 후반기 교육을 받는 아들 면회를 하려고 3시간 동안 차를 달려 밀레 교육대 정문에 도착해 차를 멈추었다. 아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쁨으로 3시간 동안의 운전이 피로한 줄도 모르고 한달음에 달려왔다. 어린아이 같았던 아들이 군에 가서 몇 주 훈련만 받아도 사내답고 의젓해진다는 친구들의 말을 상기하면 위로가 되기도 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떨쳐낼 수 없는 불안과 걱정이 남아있었다. 훈련소 근처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차에서 내리려니 무릎과 허리가 뻐근하며 굳어진 듯했다. 3시간 동안이나 운전을 한 탓도 있겠지만 이제 지천명 나이에 접어들어 노화된 신체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 부대 정문에 들어서려는데 부대 안쪽에서 천둥소리 같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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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81주년과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시집 그리고 망덕 포구그곳에 가면 2026. 8. 15. 16:53
"대한 독립 만세! 전남 광양 망덕포구는 우리 국문학사와 시에 있어서 특별한 곳이다. 윤동주 시인의 자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시집을 정병욱 어머니가 악랄한 일본 경찰에게 발각되지 않게 숨겨놓았다가 광복 후 우리에게 알려질 수 있게 해 준 곳이기 때문이다. 1941년 윤동주 시인은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하며 그간 쓴 시 19편을 모아 자필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3집을 만들어, 한 권의 이양하 교수에게, 한 권은 자신이, 한 권은 가장 사랑하던 후배 정병욱에게 주었다. 윤동주 시인은 연희전문을 졸업하고 1942년 도쿄 도샤샤대학 문학부로 유학을 떠났다. 시인은 1943년 7월 고향으로 돌아오기 직전에 사촌 고희동, 소몽규와 함께 독립운동을 한 혐의로 교토 후모카와 경찰서에 체포되었다. 조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