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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의 깊은 매력에 홀릭되는 순천국가정원그곳에 가면 2024. 11. 13. 17:42
순천국가정원은 면적이 112만㎢로 여의도 8.4㎢와 비교하면 그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86만여 그루 나무와 350만 본의 꽃이 사철 방문객을 즐겁게 해 준다. 잠시 구경하기에는 너무 넓어서 차분하게 돌아봐야 한다. 구석구석 빠짐없이 보고, 커피도 한잔 마시려면 5시간 정도는 걸릴 듯하다.어디에 가도 앉을 자리가 있고, 어디에서 사진을 찍어도 멋진 뷰를 얻을 수 있다. 한나절쯤 순천국가정원을 구경하고 서문 쪽에서 스카이 큐브를 타고 순천문학관과 순천만정원으로 가서 천천히 이쪽저쪽 걸으면 석양을 만나지 않을까? 지금 순천국가정원은 만추의 분위기를 한껏 짙게 풍기고 있다. 색채, 소리, 향기, 빛깔, 분위기가 너무 진하고 예뻐서 그 속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어릴 적 외할머니 집 돌담 옆에 가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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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 신진서와 왕싱하오 32강전, 미리 보는 난양배 결승전 과 최정과 구쯔하오 그리고 김은지 선수와 셰얼하오 선수의 바둑새와 나무 2024. 11. 12. 20:13
신진서 선수와 왕싱하오 선수는 25년 2월에 싱가포르가 개최한 난양배 결승에서 우승을 두고 맞붙게 되었는데, 그렇게 만나기도 쉽지 않을 텐데 우연치고는 묘한 인연이라고 해야 하나? 그래서 오늘 바둑은 난양배 결승을 미리 보는 어느 때보다 관심이 가는 흥미로운 대국이라고 할 수 있다. 초중반까지 왕싱하오 선수가 1집 반정도 유리하게 전개되다가 중반전에서 신진서 선수가 역전한 후 그 흐름이 그대로 유지되어 종반전에서 왕싱하오가 돌을 거두었다. 신진서 선수는 미리 보는 난양배에서 왕싱하오를 물리치고 16강에 진출했다. 그렇지만 왕싱하오는 신진서 보다 4살이 어린 선수로 중국에서 타도 신진서 외치며 성장하는 선수라서 만만한 선수가 아니다. 신진서 선수가 잘 준비해서 삼성화재배에서 우승하고, 난양배에서 우승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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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자기나무 단풍에 대한 예찬(신경숙 소설 아버지에게 갔었어 중에서)평행선 눈 2024. 11. 9. 15:05
순천 봉화산에 둘레길을 낸 해는 2014년이었다. 제주도에 올레길이 생기고 많은 사람이 올레길을 걷기 위해 제주도로 몰리면서 스페인의 순례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이걸 밴치마킹을 해 많은 지자체마다 산, 해변 등에 길을 냈다. 전국 어느 지방을 가도 지방의 이름을 가진 경치 좋은 길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유행을 따라 순천에서 봉화산을 한 바퀴 도는 둘레길을 냈다. 길을 낼 때 원시림으로 우겨졌던 많은 나무가 잘려 나가는 걸 보면서 안타까웠다. 최소한의 길만 났으면 좋겠다는 내 바람과는 다르게 멀쩡한 길이 있는데 바로 옆에 새로운 길을 만들기고 하고, 필요 없는 길을 내서 겹치는 곳도 있고, 필요 없는 운동시설이 들어섰지만 사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무용지물이 된 곳도 있다. 그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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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부안 여행(채석강 줄포 노을빛공원 내소사)그곳에 가면 2024. 11. 8. 17:35
지난여름 폭염과 무더위 긴 장마로 인해 9월까지도 덥고 지루했다. 머리가 정지되어버린 듯한 여름이었다. 지치고, 짜증이 나고, 불쾌 지수가 임계면을 넘나들던 올여름이었다. 지친 나에게 선물이 배달되었다. 가을이라는 정말 귀중한 선물! 가을을 즐기기 위해 여행을 나선 11월 6일은 바람이 불고 날씨도 제법 추울 만큼 쌀쌀했다. 찾아간 곳은 부안이었다. 산, 바다, 들 그리고 썰물 진 개펄 위로 반짝이는 햇빛, 맑은 공기, 파랗다 못해 창백한 하늘 등 여행하기에 좋은 날이었다. 먼저 간 곳은 줄포에 있는 노을빛생태공원이었다. ‘우포리 일대에 있는 부안 줄포만 노을빛 정원은 저지대 침수에 대비하기 위해 제방을 쌓은 것이 시민의 쉼터로 자리를 잡았다. 1999년 제방을 쌓은 이후 갈대와 띠풀 등이 무성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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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제1회 난양배 결승에 오른 신진서 선수새와 나무 2024. 11. 7. 17:18
싱가포르에서 주최한 제1회 난양배에서 신진서 선수가 결승에 올랐다. 32강전부터 시작된 이번 대회에서 6명의 우리나라 선수가 출전했는데 8강에는 신진서, 변상일 선수가 올랐고, 나머지 6명은 중국 선수였다. 세계대회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나라는 신진서 선수를 제외하면 중국 선수에 비해 나머지 선수들이 너무 약하다는 점이다. 만약 신진서 선수가 없다면 우리나라 남자 바둑은 중국 선수들의 기쁨조가 될 것 같다. 우리나라 10위 안에 든 선수와 중국의 30위 안에 든 선수가 붙는다면 과연 몇 명이나 승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차피 바둑 인구에서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이스라엘 민족이 노벨상 수상자가 많은 걸 보면 인구수 못지않게 더 중요한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수가 적어도 한 사람의 뛰어난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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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마다 검지와 중지를 찔러 피를 내는 아픔(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에서)독서 2024. 11. 7. 10:34
한강의 소설을 대하면 가슴이 저린다. 「작별하지 않는다」에서도 전체를 아우르는 고통도 그렇지만 부분적으로 ‘나라면 과연 견딜 수 있을까’라는 부분이 있었다.친구 인선과 내(경하)가 통나무 아흔아홉 그루를 세우기로 했지만, 이런저런 일로 포기하고 있었는데, 인선이 그 통나무를 준비하다가 검지와 중지를 잘라 접합 수술을 한 후 입원했다. 접합 수술은 끝났지만 3분마다 퉁퉁 부은 두 개의 손가락을 주삿바늘로 찔러 피를 흐르게 하고 아픔을 느끼게 해야 한단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잘린 위쪽 신경이 죽어버린다고 한다. ‘인선의 속삭임이 끊어졌다. 간병인이 바늘 하나를 소독한 뒤 인선의 집게손가락에 가져가, 아직 피가 굳지 않은 봉합된 자리를 서슴없이 찔렀기 때문이다. 인선의 손과 입술이 동시에 떨렸다. 간병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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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독서 2024. 10. 29. 09:47
우리나라에 갑자기 독서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태풍의 눈에는 한강의 노벨상이 있다. 우리로서는 너무 늦은 노벨 문학상이다. 그간 몇 명의 작가가 노벨 문학상 수상에 후보에 올랐고 상당한 기대도 했지만 끝내 우리 작가는 호명되지 않았다. 나는 우리나라 작가 중에 노벨 문학상 수상을 받았으면 하고 바랐던 아니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작가가 몇 명이 있다. 박경리, 황석영, 조정래, 최명희, 고은, 신경숙 등이었다.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는 노벨 문학상을 받기 전에 읽었고, 「작별하지 않는다」는 지금 마지막 장을 넘겼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이전에 읽었던 책과는 사뭇 달랐다. 우선 재미가 없었다. 독자의 처지에서는 소설이 엄청 심오한 주제와 문학적 가치가 있다고 하더라도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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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 용궐산 하늘길을 걸으며그곳에 가면 2024. 10. 23. 17:09
용궐산 하늘길용궐산 하늘길은 용여암이라는 커다란 바위 절벽에 1,096m의 데크길을 용이 승천하듯 조성하여 아찔한 스릴감과 함께 섬진강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순창군 홈피) 걷는다.오늘은 용궐산 잔도를 걷는다. 아스팔트길, 시멘트 길이 아닌 비가 내리면 물을 머금었다가 한참 동안 질척이고 비가 내리지 않으면 먼지가 날리는 흙길 위를 걷고 싶을 때가 있다. 흙길은 감정을 숨기지 않는 사람처럼 습기를 머금은 상태에 따라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 놓고 밟고 가라고 한다. 때론 엄마 품처럼 포근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술에 취해 강퍅해진 늙은 아버지 같은 모습을 숨기지 않은 채 밟고 가라고 한다. 산에는 반드시 그런 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커다란 바윗길, 밟을 때마다 기우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