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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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의 노래. 내가 64살이 되었을 때 (WHEN I‘M SIXTY-FOUR)클래식 음악 2024. 9. 12. 14:20
법은 평등하지 않다. 어느 나라에서도,돈도, 학문도, 예술도, 지위도 평등하지 않다.그렇지만 인간 누구에게나 한 가지 철저하게 평등한것이 있다. 바로 세월이다. 아무리 잘생긴 남자 배우도,여자 탈렌트도 세월이 흐르면 늙어간다. 성형으로늙음을 잠시 유예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추한 모습으로 늙음을 맞지 않을 수 없다. 비틀즈의 이 노래는 늙음 앞에서 남녀가 늙음을 받아들이고폭염처럼 뜨거웠던 사랑이 식은 후 재에 덮여 있어 드러나지않지만 손을 대면 따뜻함이 전해오는 화롯불처럼 생의 끝자락에서 느낄 수 있는 잔잔하고 애틋한 예찬 같다. WHEN I‘M SIXTY-FOUR 세월이 흘러 내 머리가 빠지기 시작할 때면아직도 내게 발렌타인을 보내주고 있을까?생일에는 와인도만약 내가 2시 45분에 간다고 해도문을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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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골 연곡사의 부도탑클래식 음악/탑 2024. 2. 16. 13:38
지리산 피아골로 올라가는 길 옆 계곡에는 자주 내린 비로 제법 많은 물이 시원한 물소리를 내며 흐리고 있었다. 피아골은 이름 처럼 민족 역사에서 많은 사연을 간직한 곳이다. 임진왜란, 독립 군 활동, 6.25 전쟁 후 빨치산들이 거주하며 민주와 공산주의라는 헛된 망상들에 사로잡혀 민족 간에 처절하게 죽이고, 죽은 아픔이 서린 곳이다. 연곡사를 찾았을 때 조금 전까지 내리던 봄비가 멈추었다. 비가 내린 탓인지 절 안은 고요와 적막만이 감돌고 있었다. 적적하고 고요할 때 ‘절간 같다’라는 말처럼 그야말로 조용하고 적적했다. 건물들 사이를 천천히 걸어 절 뒤편 부도탑이 있는 곳으로 향했 다. 먼저 동 승탑 앞에 섰다. 누구의 부도탑인지 모르겠지만 한평생 수도를 하다가 열반에 든 스님이 한 줌의 재가 되어 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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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감상 방법클래식 음악 2023. 12. 28. 12:23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사랑받는 피아노협주곡 중 하나가 바로 이 곡이 아닐까 싶다. 사람마다 감상하는 포인트가 같을 수는 없을 것 같다. 내가 이 곡에서 가장 긴장하고 숨을 죽인 채 기다리는 부분은 2악장 도입부이다. 1악장에서 Allegro moderato(빠르게 그러나 너무 빠르지 않게) 피아노의 화려한 시작과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화음으로 화려하고 웅장한 연주로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가 2악장에서 Adagio un poco mosso(아름답고 느리게 그러나 조금 빠르게) 갑자기 여린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느리게 숨을 죽이고 무언가를 고대하고 기다리는 듯 시작한다. 이렇게 긴장되고 정숙하고 고요한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1분 40-50초(연주자에 따라 다소차이가 있음) 정도 진행되다가 기다렸던 피아노 연주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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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련 피아니스트의 바닷가 콘서트(순천 화포)클래식 음악 2023. 8. 29. 14:46
서울에 있는 예술의 전당 같은 훌륭한 콘서트홀에서 유명한 아트스트들의 콘서트를 지방에서는 이동하는 것도 쉽지 않고, 너무 비싼 입장료 때문에도 직접 가서 접하기 어렵다. 클래식은 처음 생길 때도 유럽의 귀족을 위한 것이었지만 지금도 서민들에게는 접근이 쉽지 않은 분야의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은 다행히 유튜브가 있어 직접 들을 수는 없어도 간접적으로나마 유명한 아티스트들의 연주를 들을 수 있어 부족한 걸 조금은 채울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지난 8월 27일(일요일) ‘화포 선라이즈 공존 콘서트’를 접할 수 있었다. 아침 7시 막 해가 뜬 후 순천 화포에서 박숙련 피아니스트와 제자들이 연주하는 바닷가 콘서트를 감상할 수 있었다. 실내의 음향이 잘 갖추어진 콘서트 홀은 아니지만, 어둠을 걷어내며 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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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클래식 음악 2023. 8. 19. 15:48
라흐마니노프(1873-1943) 러시아 2015년 KBS FM에서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을 조사했는데 1위 곡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왜 그 곡을 그렇게 좋아하는지 알 수 없었다.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 20, 21, 23번처럼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는 눈물이라도 날 것 같은 선율을 가진 것도 아니고,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5번에서 2악장으로 넘 어가며 숨이 막힐 듯한 고요와 긴장 속에 들리는 피아노의 단아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도 없는, 뒤죽박죽인 혼재된 복잡하고 변덕스러움이 불협화음처럼 들리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곡에 대한 이런 글을 보게 되었다.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으면서 왜 청중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에 열광하는지 생각해 보았다. 우선 그의 협주곡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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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에그몬트 서곡클래식 음악 2023. 5. 28. 13:11
에그몬트(1522-1568년). 16세기 중엽 스페인은 네덜란드의 신교도를 억압하려고 군대를 파견하고 독립을 추구하기 위해 저항하는 에그몬트를 체포해서 죽인다. 그의 애인 클레르헤은 민중 봉기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후 자살한다. 이 이야기를 괴테가 12년에 걸쳐 완성한 비극 ‘에그몬트’ 이고, 괴테를 존경하는 베토벤이 이 곡을 작곡했다고 한다. 10개의 곡으로 작곡되었는데 그 중 서곡이 주로 연주된다. 베토벤의 서곡은 에그몬트, 레오노래, 피델리오, 프로메데 우스의 창조물, 슈테판왕, 아테네의 폐허, 코리올란, 명명 축일, 헌당식 등 11개가 있는데 에그몬트 서곡이 가장 유명하다.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 처음 시작이 운명교향곡처럼 웅장 하고 엄숙한 느낌이었다. 나중에 에그몬트라는 인물에 대해서 알게 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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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라벨(Maurice Ravel)의 볼레로(Bolero)클래식 음악 2023. 4. 14. 13:08
캄캄한 무대에 오른손이 나타나며 위로 올라갔다가 잠시 남자 무용수의 모습이 보인다. 무용수는 곧바로 어둠 속으로 사라지며 왼손이 나타났다가 다시 무용수가 보인다. 무용수는 제자리에서 발 구르기를 하며 춤을 추기 시작한다. 붉은색 둥근 무대 위에 상반신을 드러낸 무용수의 도드라진 갈비뼈와 고뇌로 가득한 얼굴이 붉은 무대와 대조를 이룬다. 북과 플룻으로 연주되는 하나의 리듬과 두 개의 멜로디에 맞추어 혼자서 춤을 춘다. 동작은 커지지만 6분 동안이나 혼자서 춤을 추다가 무대 아래에 서 있던 무용수들이 3명, 4명 늘어나며 함께 춤을 춘다. 음악은 같은 속도를 유지한 채 단순한 리듬과 멜로디를 한결같이 연주하지만 연주되는 악기의 수가 늘어나고. 무용수도 마지막에는 30명으로 늘어나 피날레를 장식한다. 붉은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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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클래식이 있을까?클래식 음악 2023. 3. 27. 10:31
k 팝, k 영화, k 드라마, k 음식, k 뷰티 같은 말이 이제 어색하지 않다. 경제가 선진국 수준으로 들어서며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우리의 문화가 빛을 보고 있다. k 팝에서는 방탄소년단이 빌보드는 물론 전 세계 아미들을 열광시키며 정점을 찍었고, K 영화는 기생충, K드라마는 오징어 게임, K 뷰티는 진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화장으로 세계 여성들에게 새로운 미의 길을 열었다. 작년부터인가 K 클래식이라는 말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2022년 세계 3대 콩쿠르인 쇼팽 피아노, 차이콥스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러시아에 이어 두 번째 많은 36명이 입상했다. 일본의 16명이 입상했으니까 우리 나라가 젊은 음악인들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있다. 이런 일들이 지속해서 일어나자 자랑스럽기도 하고, 자부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