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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라벨(Maurice Ravel)의 볼레로(Bolero)클래식 음악 2023. 4. 14. 13:08
캄캄한 무대에 오른손이 나타나며 위로 올라갔다가
잠시 남자 무용수의 모습이 보인다. 무용수는 곧바로
어둠 속으로 사라지며 왼손이 나타났다가 다시
무용수가 보인다.
무용수는 제자리에서 발 구르기를 하며 춤을 추기
시작한다. 붉은색 둥근 무대 위에 상반신을 드러낸
무용수의 도드라진 갈비뼈와 고뇌로 가득한 얼굴이
붉은 무대와 대조를 이룬다. 북과 플룻으로 연주되는
하나의 리듬과 두 개의 멜로디에 맞추어 혼자서
춤을 춘다. 동작은 커지지만 6분 동안이나 혼자서
춤을 추다가 무대 아래에 서 있던 무용수들이 3명, 4명
늘어나며 함께 춤을 춘다. 음악은 같은 속도를 유지한
채 단순한 리듬과 멜로디를 한결같이 연주하지만
연주되는 악기의 수가 늘어나고. 무용수도 마지막에는
30명으로 늘어나 피날레를 장식한다. 붉은색 무대에서
남성 무용수들만으로 이루어지는 춤이 무척이나
자극적이고 에로틱하다.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단순한 리듬과 가락의 끊임없는 반복 그리고 남자
무용수만의 춤이 지루하지 않고 점점 긴장감이
고조되다가 피날레에서 툭 터지는 듯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프랑스의 작곡가 라벨은 러시아의 무용수
이다 루빈시테인의 의뢰를 받고 고심 끝에 이 곡을
작곡했다고 한다. ‘볼레로’라는 이름은 스페인 남부
지방의 민속춤곡으로 플라멩코를 출 때 사용되는
음악이지만, ‘볼레로’는 그 곡과는 별로 연관이 없고
이름만 가져다 썼다고 한다.
(러시아 무용수 루빈시테인)
‘볼레로’는 1928년에 초연이 된 후 엄청난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으며 지금까지도
그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라벨은 이 곡으로
음악가 중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번 작곡가라고 한다.
이 곡은 수많은 영화, 연극, 무용 등이 만들어졌다.
영화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 ‘라쇼몽(라생문)’ 등이
있고, 드라마 등에서도 이 곡은 자주 사용되고 있다.
이 곡에서 같은 리듬이 무려 169회나 반복되는데,
라벨은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 17회나 악기를 추가하고,
속도는 그대로 두고 크레셴도를 사용하여 점점 빠르게
연주되는 효과를 극대화했다고 한다.
라벨은 이 곡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단 하나의 걸작을 썼다. 그것이 볼레로다.
그러나 이 곡에는 음악이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알쏭달쏭한 선문답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날마다 반복되는 삶이 지겹고 지칠 때 이 곡을 들으며
단순하고 지겹게 반복되는 생활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15~16분 정도 연주되는
‘발레로’에서 169번의 반복이 지루하지 않게 17번의
악기가 첨가되어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내듯
생활에서도 그런 첨가제를 찾았으면 좋겠다.
이 곡은 발레곡이기 때문에 무용과 함께 들어야 곡의
특징과 장점을 더 잘 느낄 수 있다.
‘모리스 베자르의 발레 무용’과 함께 들었을 때 가장
극적이었다.
※유튜브 – 명랑한 고독커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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