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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전주곡
    클래식 음악 2023. 3. 19. 14:07

                                                                                바그너(1813-1883)

     

    결혼한 대부분 여성은 결혼식장에서 신부 입장

    이라는 사회자의 말을 들으면 바그너의 결혼행진곡

    맞춰 아빠의 손을 잡고 가깝지만 먼 무대까지 조심스럽게

    걸었을 것이다. 결혼식이 끝났을 때는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에 맞추어 하객들의 축하를 받으며 퇴장을

    했을 것이다. 바그너는 반유대주의자이고, 멘델스존은 바그너가

    싫어했던 유대인 작곡가였으니 결혼식에서 상반되는

    두 사람의 음악을 들으며 입장과 퇴장을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독일인 작곡가인 바그너가 영국의 설화인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오페라로

    작곡했다는 것이 좀 의외라고 생각했다. 영국과 독일은 전쟁을

    치르며 사이가 그리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바그너(1813-1883)

    는 잘 알려진 대로 민족주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었고, 유대인을

    좋아하지 않은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37세이던 1850년에 가명(假名)으로 음악 속의 유대주의라는

    에세이를 발표한다. 유대인에 대한 극도의 혐오감을 표출한 이 글은

    56세이던 1869년에 바그너라는 실명(實名)으로 재출판하여 발표했는데,

    이 글은 근대적 반유대주의 운동의 기폭제가 됐다. 중요한 몇 군데를 보면,

    유대인은 이질적인 외모와 행동 때문에 독일인들에게 불쾌감을 주며,

    우리는 본능적으로 그들과의 접촉에서 마음이 거슬리고 언짢음을 느낀다.

    그들은 고유의 말(언어)이 없고, 고유의 나라도 없다. 그래서 유대인은

    다른 나라의 언어를 그냥 앵무새마냥 따라 하고 예술을 모방할 뿐이며,

    시를 쓰거나 예술작품을 만들 수 없다.”라고 섰다. 바그너가 반유대주의

    성향을 갖게 된 데에는 나름 이유가 있었다.’ (시니어 매일)

     

     

    히틀러는 바그너의 열광적 팬이었다고 한다. ‘히틀러의 말을 빌리면,

    인간의 감정을 뒤흔들 뿐 아니라 독일인의 위대함과 독일 정신을 드러내 주고

    게르만 민족의 단결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며, 또 다른 하나의 이유로는

    바그너의 반유대주의(antisemitism)이기 때문이라 밝힌 바 있다.’

     

    히틀러가 죽은 후 화장할 때 당시 독일의 공식추모 음악인 베토벤

    7번 교향곡대신에 바그너의 지크프리트 장송곡이 연주되었다고 한다.

    히틀러는 죽어서도 그가 존경하던 바그너의 음악을 들으며 이승을 떠났다.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기원전 영국이 통일되기 전의 설화다.

    콘월은 아일랜드의 영향에 있었는데 아일랜드의 기사 모홀트가 콘월에

    조공을 강요하기 위해 왔다가 트리스탄에 의해서 죽지만, 트리스탄도 모홀트의

    독이 묻은 칼에 상처를 입고 사경을

    헤매다가 모홀트의 약혼녀인 이졸다의 치료를 받고 목숨을

    구한다. 콘월의 왕 마르케는 이졸다와 결혼하기 트리스탄을

    보내 데려오게 한다. 두 사람은 죽으려고 독약을 먹는데

    실수로 사랑의 묘약을 먹게 된다. 이졸다는 마르케와 결혼한

    후에도 트리스탄과 밀회를 즐기다가 발각된다. 그 후 이야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두 사람의 사랑은 비극적으로 끝난다.

     

    우리에게 성춘향과 이몽룡의 사랑의 전설이 유명하듯 유럽에는

    트리스탄과 이졸다의 설화가 유명해서 10세기 동안 전해오다가

    12세기에 들어와서야 문자로 쓰였다고 한다.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전주곡은 비극적인 사랑을 예고하듯

    조용하고 은밀한 속삭임처럼 들리만, 죽음을 암시하듯 비극적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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