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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뷔시 ‘목신의 오후 전주곡’클래식 음악 2023. 2. 20. 17:10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1862-1918)
시 '목신의 오후'
스테판 말라르메
목신, 이 님프님들 모습이 영원히 지속하였으면,
이네들 발그레한 살빛 아련히 연연하여 숲 속같이
깊은 잠에 싸여 조는 대기 속에 하늘하늘 떠오른다.
내가 꿈에 취한 것일까?
내 의혹은 해묵은 밤인 듯 쌓이고 쌓여
마침내 숱한 실가지로 돋아나더니
생시의 무성한 숲이 되어 내게 일깨우니,
오! 끝에 남은 것이란 나 혼자 애타게 그린 장밋빛 과오,
더듬어 생각해 보자.
혹시 그대가 떠벌리는 여자들은
그대의 전설적인 육욕의 소망을 그림 그리는가
목신이여, 환각은 더 정숙한 여자의 눈물 젖은 샘처럼
푸르고 차가운 눈에서 솟아 나온다.
(목신의 오후의 일부)
※ 시의 번역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략 이런 내용인 듯
드뷔시는 이 시를 바탕으로 해서 ‘목신의 오후 전주곡’
을 썼다고 한다. 그래서 이 곡에 담긴 내용과 표현을
듣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을 듯하다. 환상, 몽상,그리고
에로틱한 표현을 클래식 음악에서 어떻게 표현했을지
궁금하고, 흥미로운 관심사라고 할 수 있다.
이 시에서 알 수 있듯이 목신은 님프(요정)들에 홀딱
빠져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목신은 얼굴은 사람, 몸은
염소이고 머리에는 뿔이 났다고 한다. 이 신은 술과 여자를
좋아하여, 술에 취한 채 님프들을 쫓아다녔다.
이 곡을 작곡한 드뷔시 역시 여자관계가 무척 복잡하고
지저분했다. 18살에 자신을 후원하는 러시아 폰 메크 부인의
15살 된 딸 소냐를 사랑해서 결혼해 달라고 했다가 쫓겨나는
것을 시작으로, 앙리의 부인 마리 바니에를 사랑하다 로마로
쫓겨났고(명목은 유학), 개비와 동거하며 테레즈와 약혼했다가
파혼당하고 후에 릴리(로잘리)와 결혼했지만, 제자의 어머니를
사랑하는 등 한마디로 제멋대로 여자들을 사랑했다. 좋게
말하면 낭만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오색잡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쨌든 그런 난잡한 여자관계는 그렇다 치고 음악에 천재였던
그는 19세기 당시 독일 중심의 낭만파 음악에서 벗어나 최초로
프랑스 작곡가로서 새로운 음악을 시도하였다. 이른바 인상파
음악으로 음악에 개성과 색채를 입혀 현대음악의 길을 열었다고
한다.
당시 그의 음악은 ‘화성이 괴상하다’라는 평을 들었다고
한다.
이런 비판에 대해 그는 “저는 아무런 법칙이 없어요. 오로지
제 즐거움 외에는 어떤 법칙도 없어요.”라고 답했다.
이런 생각하는 그가 ‘목신의 오후’ 오페라에서’ 표현하고
했던 것은 에로틱한 사랑이어서 그의 오페라를 부부가 함께
관람하다가 한 사람은 자리를 뜰 정도였다고 한다. 에로틱한
장면을 주인공들이 연기하기 어색해서 부부가 공연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목신의 오후 전주곡’은 그런 오페라에 대한 예고편 같은
것이라고 본다면 클래식에 야한 표현을 예고하는 최초의 곡이
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 이 곡에 대해서 검색하면서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
이라는 말이 무척 어색해서 여기저기 찾아봐도 다 그렇게
되어있다. ‘목신의 오후 전주곡’ 아니면 ‘목신의 오후의
전주곡’이면 덜 어색할 텐데 굳이 ‘오후에의’라고 쓴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 혹시 일본의 표현을 그대로 가져다 쓴
것인가? 설마 우리나라 음악인 중에서 프랑스 언어를 제대로
번억할 사람이 없어서 그럴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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