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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암사
    2024. 12. 25. 12:22

                화암사

     

                                                             회색갈피

     

    화암사 좁은 마당에 섰을 때

    세월은 멈춰 선 듯

    옹이 박힌 늙은 기둥을 안은 묵적루

    소복하고 마주 기댄 쌍여닫이문

    틈이 벌어져 투박한 우화루 마룻장

    서로 닿을 듯 늘어뜨린 처마

    머리를 맞댄 지붕 사이를 비집고

    작은 마당으로 들어온 불명산

    그래도 내가 설 수 있는 마당 한 켠

    내주고 소리 없이 미소 지으며

    병풍처럼 둘러싸인 산봉우리 아래

    화암사는 묵언 참선 중이었다.

     

     

     

    화암사는 전북 완주군에 있는 작은 절입니다.

    안도현 시인이 화암사, 내 사랑

    찾아가는 길을 굳이 알려 주지는 않으렵니다라고

    했던 그 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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