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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
윤동주
빨랫줄에
두 다리를 드리우고
흰 빨래들이
귓속 이야기하는 오후
쨍쨍한 7월
햇발은 고요히도
아담한
빨래에만 달린다
이렇게 7월은 갔다.
8월
회색갈피
로또복권 사고 돌아오는 길
살벌한 공터 돌무더기에
호박잎이 축 늘어진 채
폭염을 원망하고 있었다.
다섯 장 로또복권
여섯 자리 숫자
한 자리도 일치하지 않아
무서리 맞던 토요일 저녁
8월 31일이었다.
그렇게 8월이 가고
9월이 왔다.
코스모스 꽃바구니를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