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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변주곡
    2024. 4. 5. 17:56

             사랑의 변주곡

                                                       김수영

     

    왜 이렇게 벅차게 사랑의 숲은 밀려닥치느냐

    사랑의 음식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 때까지

     

    난로 위에 끓어오르는 주전자 물이 아슬

    아슬하게 넘지 않는 것처럼 사랑의 절도는

    열렬하다

    ……

    아들아 너에게 광신을 가르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사랑을 알 때까지 자라라

    인류 종언의 날에

    너의 술을 다 마시고 난 날에

    미대륙에서 석유가 고갈되는 날에

    그렇게 먼 날까지 가기 전에 너의 가슴에

    새겨둘 말을 너는 도시의 피로에서

    배울 거다

    이 단단한 고요함을 배울 거다

    복사씨가 사랑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할 거다!

    복사씨와 살구씨가

    한 번은 이렇게

    사랑에 미쳐 날뛰는 날이 올 거다!

    그리고 그것은 아버지 같은 잘못된 시간의

    구릇된 명상이 아닐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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