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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공항 분향소 앞에서산문 2025. 1. 2. 10:25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새해 첫날.
두 시간 동안 차를 운전해서 무안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 가까이 가자 주차장이 비좁은지 길가에 차들이 주차되어 있고, 차들은 뒤엉켜 가고 서기를 반복한다. 겨우 주차장에 차를 세울 수 있었다.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서 분향소로 들어가려고 줄을 서 있었다. 봉사하는 분들이 핫팩, 과자, 빵, 음료수 등을 제공해 주었고, 공항 바로 앞에는 커피, 라면, 차를 무료로 서비스해 주는 푸드 트럭도 있었다.
언제 분향소로 들어갈지 기약이 없었지만 불평하는 사람은 없었다. 2시간 20분을 기다려 국화꽃 한 송이를 바치고 명복을 빌었다. 분향소를 나서는 사람들이 눈물을 훔치며 나왔다.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방명록에 이름을 쓰는데 결국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린다. 황망하게 눈물을 훔치고 친구들 곁으로 갔다. 그 생각을 하니까 지금 다시 눈물이 흘러내린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 후 팽목항 분향소에서 어린 학생들의 사진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고,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때는 멀리서 마음을 적서야 했다.
어쩌다가 이런 불행한 일들이 우리나라에 자주 일어나는지 알 수가 없다.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대구 지하철 참사 등 잊을 만하면 일어나는 불행에 하늘을 원망하지 않을 수 없다. 하늘이야 무슨 죄가 있으랴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안전에 대한 평소 철저하지 못한 태도가 자꾸 이런 일을 불러오니 사람이 아니라 하늘이 원망스러울 따름이다.
“하늘이시여, 어찌하여 우리에게 이런 시련과 아픔을 주시나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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