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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굽어진 길을 돌자 푸드득 날던 청둥오리 떼 중 세 마리 날기를 포기한 채 주저앉고 벼 그루터기만 남아 황량한 들판 마을로 가는 시멘트 포장길과 만난 철도 건널목에선 다급한 종소리가 울리고 바람 센 바닷가 사람이 살 것 같지 않은 집 마당에 낚시 바늘처럼 허리 휜 노파가 마른기침이 멈추지 않아 그렁그렁 눈물이 맺힌다. 평평한 밭 귀퉁이 암으로 숨진 담배를 즐겨 피우던 오십대 사내의 무덤이 하나 새로 생기고 꽃상여 태우는 푸릇한 연기 은사시나무 가지 사이로 흩어지고 스쳐 가는 화물열차 뒤로 자국처럼 남은 협궤 그리고 지워질 것 같지 않은 두껍게 끼는 성에 지금은
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