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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치기의 사랑
외진 시골 마을
언덕배기
아늑한 영혼을 가진
종치기가
교회 앞마당
종루의 긴 줄을 당기면
어둑새벽은 희붐한 빛을
풀어놓는다
노을이 스스로를 위해
물들지 않듯
아랫마을 고샅길을 달음질치다
느릿느릿 들판으로 나간
종소리는
마른 들풀의 언 손에도
햇살을 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