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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어쩌란 말인가?산문 2019. 1. 10. 21:58
경제 어쩌란 말인가?
2018년 무역흑자가 705억 달러로 잠정 추정된다고 하고, 경제성장률은 2.8% 라고 한다. 수치상으로 판단한다면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해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다. 무역흑자나 경제성장률은 거시경제 요소들이기에 전체적인 면에서 본다면 비관적이지는 아니지만 개인들의 경제활동은 무척 비관적이다. 실업자 수가 증가하고 청년들은 취업절벽에 갇혀있다. 이 많은 무역흑자의 이득은 누구에게 돌아갔을까?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가 왔지만 저소득층의 소득은 경제 사정은 더욱 비관적이라고 한다.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어 가고 있다는 걸 말해주고 있다. 그렇지만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이 경제침제의 원인이라고 질타하고, 최저임금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양극화를 말하면서 막상 저소득층을 배려하려는 정책에는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
언론에서 경제 전문가, 정치인, 평론가 할 것 없이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판하거나 비난한다. 그렇지만 누구도 시원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 어떤 정책이나 남이 한 일을 비판하는 것이다. 경제가 심각하게 문제가 있다고 하면 정, 사, 노, 국민이 협의하고 토론하며 무엇이 문제인지 찾아내고 그걸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야 이 난관을 헤쳐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경제는 대통령이 한 사람이 바뀌었다고 좋아지거나 나빠질 규모나 수준이 아니라고 본다. 우리 경제에 근본적인 문제가 누적되어 있다. 바로 대기업과 협력업체들과의 관계다. 대기업의 갑질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라 수십 년 동안 누적되어 온 병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이 아니라 대기업은 협력업체가 망하든 말든 관심이 없다. 대기업의 이익추구를 협력업체는 도구적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또 프렌차이즈 기업들이 영업점에 온갖 불리한 조건을 내세워 자영업자에게 돌아가야 할 이익을 독점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구조에서는 국민소득이 증가해도 소득의 분배가 이루어질 수 없다. 더해서 경제가 성장해도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다는 심각한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2017년 노동자 1만 명당 산업용 로봇은 170대로, 로봇 밀집도에서 8년째 세계 1위라고 한다.
이런 현실에서 일자리 문제는 이제 누구나가 동조적으로 비판하거나 비난한다고 해결되지 않을 심각한 수준에 와 있다. 보다 근본적이고 원칙적인 차원에서 돌아보아야 할 때가 되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만들면 정규직은 비정규직에게 갑질을 한다. 이런 현실에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 생기는 노동시장의 폐쇄성으로 인해서 정규직이 되지 못한 비정규직들의 삶은 더 어렵고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이제 노동시장의 유연성에 관심을 가지고 정규직 비정규직이 아니라, 일자리 나누기, 동일노동 동일임금, 외주업체를 통한 비정규직 채용에 방점을 찍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며칠 전 유시민 작가가 텔레비전 토론에서 한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제가 최근에 어떤 신문의 보도를 보니까, 최저임금이 너무 많이 올라서 30년 함께 일해 온 직원을 눈물을 머금고 해고했다, 이런 기사를 봤는데 제가 정말 눈물이 나더라고요. 아니, 30년을 한 직장에서 데리고 일을 시켰는데 어떻게 30년 동안 최저임금을 줄 수가 있어요. 이게 우리가 사는 세상이 이러면 안 된다고 저는 생각해요. 기업 입장에서는 많은 애로가 있겠지만."
오늘(2019.01.10)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경제 질문에 답할 때 곤혹스러운 표정을 보며 착잡한 심정이었다.
우리 경제 어쩌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