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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20대 남성산문 2019. 3. 6. 21:29
문재인 대통령과 20대 남성
며칠 전 민주당 두 국회의원이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했다. 20대 남자들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낮은 이유가 두 전직 대통령 때 교육이 잘못되어서 그렇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이고 타당성도 없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20대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나 이해하려는 노력이 없는 무책임한 말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한유총 집회에서 유치원 회계 시스템을 적용하라는 정부를 향해 좌파들 때문이라고 말한 사고방식과 같은 맥락이다. 두 발언 모두 일고의 가치도 없는 무모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궁금하긴 하다. 왜 20대 남자들은 지금 보수적일 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접었는지.
거슬러 올라가보면 일제강점기 광주학생의거, 4.19의거, 1987년 민주화 운동, 가깝게는 촛불혁명까지 거기에는 늘 젊은이들이 앞장을 섰다. 진보적이고 사회개혁적인 이슈에 민감하고 이를 개혁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투철했던 젊은 20대들이 어떤 이유로 인해서 보수적이고 조금은 퇴행적인 말과 선택을 하는 걸까?
윈지 코리아 컨설팅 이근형 대표는 20대 남성이 보수화된 이유의 하나가 남성책임 중심주의에 대한 부담(현실적인 인식) 때문이라고 했다. 여성들은 이상주의적인 반면 남성들은 경제 이슈에 민감한 좀 더 현실적인 경향 때문이라는 주장을 했다. 아버지 세대보다 잘 살 수 없다는 현실에서 부모가 가진 재산이라도 제대로 물려받아 수도권에 아파트라도 한 채 사려면 부모의 재산을 잘 지켜야 한다는, 조금은 치사하지만 지극히 계산적인, 이유로 보수화되었다고 진단했다.
연초 대통령 기자회견 때 한 기자가 20대 남성의 지지율이 낮은 이유를 대통령에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일자리의 어려움 등 미래에 대한 희망을 없기 때문이라며 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대답했다.
희망이 없는 건 20대 남성뿐만이 아니라 여성도 마찬가지일 텐데 왜 20대 남성들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접었는지 이근형의 든 근거들만으로는 충분히 설명이 되지 않는다.
지금 20대 여성들은 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줄기차게 말한다. 20대 남성들은 역차별을 말한다. 남녀평등에서는 불이익을 남성이 고스란히 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문재인 대통령 집권한 후 각료의 30%를 여성에 할당하고, 외무부라는 중요한 자리에 여성 장관을 임명한 등 여성에 대한 지위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일조차 20대 남성들에게 남성들에게는 역차별이 된다는 인식으로 인해서 젠더의 갈들 양상을 보이고 있는 듯하다.
병역 문제에서 종교적 병역 거부와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무죄 판결도 20대 남성들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그렇잖아도 취업이나 학업에서 중요한 시기에 2년이라는 기간 동안 군복무는 이미 습득한 지식마저 백지로 만들어버리는 군이라는 특수성, 군에 가기 위한 준비와 휴학과 복합 사이에 낭비되는 시간은 20대 남성들이 생각할 때 치명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이유들 말고도 요즘 20대들은 과거와 다른 사고방식이나 행동 패턴도 생각해 보아야 할 듯하다. 과거에는 나라를 위해 감옥을 가거나 심지어 목숨을 버리는 일도 감수할 수 있을 만큼 대의를 위한 일에 나서는 걸 당연시 했다. 그렇지만 지금의 20대들은 그런 대의보다는 개인의 생활에 가치 중심을 두고 있다. 치열한 취업 전쟁도 20대 남성들을 그렇게 만드는 중요한 조건이 될 것이다.
또 과거에는 거의가 다 가난하게 살았기 때문에 물질적 향유나 소비에 다른 사람과 비교해도 별반 다를 게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절대 가난이 아닌 상대적 빈곤에서는 소외감이 젊은이들을 주눅 들게 하고 자존감을 상실하게 한다. 이런 여러 요인들이 맞물리며 20대 남자들이 보수화되고 진보적 가치나 정책에 반감을 가지게 되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낮아지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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