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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뒷모습 고단한 앞모습
    산문 2019. 8. 16. 14:07



    아름다운 뒷모습 고단한 앞모습

     

     

               오후 1508월의 태양이 뜨겁다. 거리에 서면 태양열과 달구어진 지열로 인해서 숨이 막힐 지경이다. 온도가 35도까지 치솟아 폭염주의보까지 내렸으니 그럴만하다. 이렇게 더운 날에 아스팔트 덧씌우기 공사를 하고 있다. 공사를 하는 사람들이 태양열, 지열 그리고 아스팔트 재료에서 나오는 열을 막으려고 긴소매 윗옷, 긴바지를 입고, 얼굴을 감싼 채 일을 하고 있다. 조금 더 가니까 거기에서는 상수도 관 교체 작업을 하고 있다. 옷차림이 아스팔트 공사를 하는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더위를 참지 못하고 에어컨을 하루 종일 켜놓고 일을 하는데 한낮 거리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찜통 같은 더위에 그대로 노출된 채 땀을 흘리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이 8,350원이다. 최저임금을 받은 사람이 하루 8시간 일을 한다고 가정하고 30일 동안 일을 하면 2,004,000원을 받게 된다. 하지만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할 수 없으니 한 달 동안 벌어들이는 돈은 이보다 좀 더 낮을 것이다.

     

       현 정부 들어 소득주도 성장을 야심차게 밀어붙이려했지만 곳곳에서 태클을 걸었다. 조중동과 경제신문, 기업인 그리고 보수를 자처하는 국회의원 등이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을 비난했다. ‘기업이 망한다’ ‘자영업자가 어렵다등의 기업의 편에서 선 주장들이나, 자영업자들을 생각해 주는 듯한 발언들이 대부분이었다. 소수의 강성 노조원이 아닌 노동자 혹은 비정규직이라는 한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최저임금의 인상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혹은 더불어 살아가는 꼭 필요하다는 소신 있는 의견은 작게만 들렸다.

     

       임금에 대한 입장에서 납득할 수 없는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비윤리적이고 비양심적인 사람들은 국회의원일 아닐까? 자신들의 세비는 감쪽같이 인상하고, 특활비가 국민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자 없애는 척 하더니 교섭단체 지원금을 64%나 인상했다. 그 외에도 업무추진비, 정책자료 발간 및 방송비, 예비금 그리고 피감기관의 돈으로 가는 해외연수 등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돈을 받고 있으며 개인별로 15천만 원 정도의 세비를 받고 있다. 정책을 결정할 때는 당 지도부의 결정에 따라 자신의 의사와 다르더라도 손만 드는 거수기 역할밖에 못하고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많은 혜택과 그렇게 많은 세비가 필요할까? 오로지 국회의원 당선에만 관심이 있는 높은 분들이 소득주도성장이 경제를 망친다고 하니 솔선해서 국회의원이 최저임금만 받는 법안을 발의한다면 그 분들을 무한히 존경할 것이다.

     


       위 사진은 미국에 사는 지인이 남미를 여행하며 찍었다는 사진이다. 오지에 사는 엄마와 아이가 등에 꽃을 지고 장으로 팔러가는 모습이라고 한다. 여행자에게 아름답게 보였을 모녀의 뒷모습 반대 쪽 앞모습은 얼마쯤 고단할 것인지 생각해 보았다. 여행자의 시선과 본인들의 고단한 삶은 그나마 반쪽이라도 아름다워 보인다. 하지만 폭염 속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뒷모습도 앞모습도 힘들어 보인다.

     

       폭염 혹은 혹한 속에서 거리에서 하루 종일 일을 하는 사람들의 삶은 최저임금으로 최저의 생활을 하며 살아가는 게 당연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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