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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장관 후보자를 바라보는 시선들산문 2019. 9. 2. 15:07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를 바라보는 시선들
“이 땅에 사는 학부모 누가 자식의 대학입시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있을까?”
극소수를 제외하면 이 질문에 자신 있게 그렇다고 대답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대학입시는 12년 동안의 기나긴 공부가 끝나고 미래의 삶을 질을 결정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회이기 때문에 모든 부모들에게 가장 민감하고 관심이 지대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간 우리나라 입시제도는 대학 자율의 본고사, 국가고사. 예비고사, 학력고사를 거쳐 지금의 수능시험 그리고 생활기록부 전형에 의한 선발로 바뀌어 왔다. 한마디로 파란만장하고 지난한 역사를 지녔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부모에 자식에 대한 사랑,
‘내 자식만은 어떤 일이 있어도 SKY에 들어가야 한다’는
사생결단의 신념과 의지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어떤 입시 제도를 만들어도 공정성과 기회균등 등에 대한 불만을 해소할 수 없다. 지금의 학생부 전형은 상류층의 고액과외나 족집게 과외 등에 대한 서민들의 기회균등에 대한 불만, 서민들의 사교육비의 과중한 부담과 학생들의 지나친 경쟁 등을 불러왔다. 학생부 전형은 학생들에게는 시험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사교육비를 줄여 보겠다는 야심참 정책으로 출발했다. 처음에는 학생부와 학생들의 스팩이 대학입시의 합격을 좌우했다. 그러자 당시 조국 서울대 교수의 딸처럼 상류층들의 끼리끼리 스팩 몰아주기가 등장했다. 이런 불공정한 사례들이 늘어나자 2013년부터 학교 내에서 받은 상과 활동만을 평가의 대상으로 삼기로 했었다.
그러자 일부 사립학교에서는 상류층 학생들에게 상을 몰아주는 일들이 발생했다. 드라마 ‘스카이 캐슬’이 전 국민의 관심을 받았던 것도 사립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류층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상류층이 학교 운영을 휘어잡고 좌지우지 하며 자신의 자녀들에게 상을 나누어 갖게 했고, 시험지를 빼돌려 시험 성적을 올리며 서울대에 합격시키는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이는 단순히 드라마의 모습이 아닌 현실의 모습으로 유추되었기 때문에 시청자의 지대한 관심을 받았었다.
대학(SKY)에 가기 위해 ‘아이는 선수, 엄마는 프로젝트 매니저, 아빠는 펀드 매니저’라는 말이 지금 이 땅에서 대학을 보내는 학부모에게 대단히 유용한 말인 걸 어쩌랴?
청와대 민정 수석이었던 조국 씨의 딸에 의문은 2가지다. 의학전문논문에 제1 저자로 등재된 일이 정당하지 않다는 것과 부산의학전문대 장학금을 6학기 동안 받은 것 역시 부당하다는 것이다. 딸이 유급을 한 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학생들이 촛불집회를 열고, 제1 야당이 장외집회를 하며 대통령을 성토하고 있다. 또한 검찰이 조국 딸과 입시와 관련된 곳을 신속하게 압수 수색을 했다.
2010년 학교 밖에서 받은 상도 입시에 반영한 정책을 만든 당은 지금의 제1 야당이다. 대학입시에 올인 하고 있는 우리 실정을 잘 알면서 이런 제도를 만든 건 대단한 실책이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금수저들에게 혜택이 갈 것이라는 걸 잘 알면서도 이런 입시정책을 만든 사람들에게 일차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땅에 사는 상류층의 비윤리적 행태는 이미 신물이 나도록 보아왔다. 장관은 물론 헌법재판소 판사 후보자까지 법을 지키고, 윤리적으로도 흠집이 없는 후보자를 보았거나 들은 적이 있는가?
진실하고 공정한 수준에서 비판을 하고, 개선을 하려거든 전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들의 자녀들의 대학입시에 대해서 전수 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보고 정말 민초들도 공감이 가는 정책을 세우지 않는 한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를 두고 벌어지는 소모적인 비판과 정쟁은 오직 자신의 정권 유지를 위한 쇼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공정성만으로 대학생을 선발한다면 간단하다. SKY에 누구나 지원할 수 있게 하고 성경에도 나오는 제비뽑기를 하면 공정성으로 시비를 걸 수는 없을 것이다. 과연 이런 입시 제도를 이 땅의 상류층들이 찬성할 수 있을까?
인간은 누가 뭐라 해도 불편하고 부끄러운 사실이지만 이기적인 존재들일 뿐이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있거든 저 사람을 돌로 쳐라’
정치인들의 선동적 언어에 부화뇌동 하지 말고 차분히 자신부터 되돌아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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