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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활한 여우 최정 배고픈 늑대 김은지를 홀리다(2023 IBK 기업은행 여자바둑 마스터스)
    새와 나무 2023. 8. 24. 11:32

     

    이보다 더 재미있을 수는 없다.

    바둑은 두는 두 사람에게는 피를 말리는 긴장의 연속이겠지만

    바둑 팬에게 2023823일은 더할 나위 없이 기대되고 흥분

    되는 흥미진진한 날이다. 오후 1시부터 제9회 응씨배를 두고

    신진서와 세커가 2국을 두고, 오후 7시부터는 2023 IBK 기업은행

    여자바둑 마스터스에서 최정과 김은지 두 선수가 2국을 두었다.

     

    먼저 신진서는 2국에서 1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세커에게

    일방적인 바둑으로 승리를 거두어 세계 메이저대회에서 5

    우승하는 대단한 경력을 쌓게 되었다. 1국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유리한 바둑으로

    승리한 후, 2국을 시작할 때 조금은 불안했다. 란커배와 국수산맥배

    결승에서의 이해할 수 없는 패배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런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3국을 가지 않고

    2국에서도 승리해서 응씨배를 차지해서 본인, 우리 바둑계,

    팬 모두를 즐겁게 해 주었다.

    아시안 게임을 앞두고 신진서의 이번 승리는 모두에게 즐거움과

    안도감을 주는 행복한 경기였다.

     

    이번 최정과 김은지의 대결이 다른 때보다 더 관심이 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여자바둑의 지존인 최정에게 떠오르는 강자 김은지

    가 기업은행배와 Dr.G 결승에서 만났기 때문이다. 기업은행배

    1국에서는 최정이 승리했고, Dr.G1국에서는 김은지가 승리해서

    장군멍군인 상태에서 기업은행배 2국이 열렸다.

     

    바둑이 시작되고 초반에 자주 고전하는 최정은 이번에는 대참사를

    맞았다. 우하귀에 변의 백이 횡사하고 말았다. 71수 만에

    김은지가 20집 유리한 국면이 되고 말았다.

     

    초반에 바둑의 승부가 결정이 난 듯 절망적인 상황이 되고 말았는데

    이런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최정은 우상귀에서 패로 승부수를

    들고나왔다. 이때 김은지가 좀 더 강하게 패를 결행하지 않고

    물러서며 순식간에 김은지가 5집 유리한 상황으로 반전되고 말았

    . 순간 1국에 종반 김은지의 착각으로 능청스러운 여우가 된

    최정이 전세를 역전시켰던 장면이 떠올랐다.

     

    종반에 접어들어 최정이 김은지의 좌변에 중앙으로 이어진 대마를

    날카롭게, 무림의 고수가 서리가 이는 검으로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어

    혈도를 찍어버리듯이 중앙 흑의 연결을 끊어버리며 바둑은 최정

    에게 완전히 기울고 말았다. 초반의 배고픈 늑대 김은지의 절대적

    우세를 뒤엎고, 2국에서 승리하여 우승한 최정의 영리하고 과감한

    한 승부사적 기질이 결국 최정이 교활한 여우임을 증명해준

    한 판이었다.

     

    교활한 여우 최정은 영리함을 넘어서는 뛰어난 능력을

    지닌 최정을 일컫는 나의 애칭.

     

     

    Dr.G에서 김은지가 1승을 먼저 거두었는데 금요일 바둑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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