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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댈러웨이 부인
    독서 2025. 9. 11. 16:31

     

    이 소설에 대한 수상 경력과 서평들은 찬란하다.

    노벨연구소 선정 100대 세계문학

    타임 선정 100대 영어소설

    뉴스위크 선정 역대 최고의 명저 100

    가디언 선정 역대 최고의 소설 100

    쥐트도이체차이통 선정 20세기 가장 위대한 소설 100

    BBC 선정 위대한 영국 소설 100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책 1001

     

    위대한 소설이라는 표현은 아무리 생각해도 지나친 것 같다. 탁월한, 뛰어난, 찬란한 등의 표현 정도라면 이해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을 읽는 우리나라 사람 중에서 이 소설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나서 남들이 평이 아닌 자신의 느낌이 정말로 위대한 소설이라고 생각할 독자가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이 소설에서 독자에게 주는 메시지는 두 가지다. 영국 의원인 남편을 두었고, 경제적 풍요, 가사노동이나 자식 문제, 남편의 일탈 같은 일도 육체적 정신적으로 아무 걱정이 없는 쉰두 살 클래리사. 사회적 또는 인간적인 관계 속에서 피동적인 삶, 주체적인 삶을 살지 못했다는 후회 혹은 그런 삶에 대한 연민을 가진 댈러웨이 부인이 있다.

     

    그리고 1차세계대전에 참가했던 셉티머스가 전쟁의 후유증으로 정신적 질환(외상 후 스트레스)으로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한다. 친구 에반스의 죽음이 주는 충격으로 인해 현실에서 그의 환영에 시달린다. 전쟁이라는 폭력이 가져다준 정신적 상처가 정상적인 직장 생활을 할 수 없도록 만들고, 의사는 그가 현실에서 정상인으로 살아가도록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그를 요양원에 격리함으로써 그와 주변 사람들의 삶이 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치료 방법을 선택하고, 셉티머스는 이를 참지 못하고 창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클래리사는 귀족 여성으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 사교계의 안주인으로서 자신의 위치와 역할에 충실하며 행복한 삶을 살며 늙어간다. 그러던 중 파티에서 자신의 정체성에 의문을 가집니다. 파티에서 많은 손님을 접대하다 생각한다.

     

    파티가 전혀 즐겁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지는 싹 잊고 계단 꼭대기에 박힌 말뚝이 된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파티를 열 때마다 클래리사는 자신이 아닌 어떤 것이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클래리사는 파티가 끝날 때쯤 셉티머스의 자살 소식을 듣는다. 그렇지만 그녀는 그를 알지 못한다.

    갑자기 사고 소식을 들으면 클래리사는 항상 그것을 우선 제 몸으로 겪었다. 드레스가 불길에 휩싸이고 몸이 타올랐다. 그 사람은 창문에서 몸을 던졌다. 땅이 번쩍 솟아오르고, 울타리의 녹슨 쇠막대는 부딪히고 상처 입히며 몸을 관통했다. - 그런 장면들을 클래리사는 떠올렸다. 하지만 그 젊은이는 왜 그랬을까?’

     

    그녀는 죽음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늙어가겠지. 중요한 것은 단 한 가지, 그녀의 인생에서 잡담에 파묻히고 훼손되고 흐릿해지는 것, 날마다 부패와 거짓과 잡담 속에 빠지는 것. 그것을 그는 지켰다. 죽음은 저항이다. 죽음은 도달하려는 시도다. 삶에서 사람들은 희한하게도 자꾸만 자신을 비켜 가는 어떤 중심에 도달할 수 없다고 느낀다. 친밀한 사이는 멀어지고 환희는 사라지며, 사람은 홀로 남는다. 죽음은 아늑하게 안아준다.’

    하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 젊은 남자-그는 소중한 것을 간직한 채 투신했을까? “지금 죽더라도 지금이 가장 행복하리.” 클래리사는 흰 드레스를 입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며 그런 혼잣말을 한 적이 있었다.’

     

    클래리사는 셉티머스의 영혼의 동반자라고까지 평하고 있다. 263쪽의 소설 중 불과 2쪽 정도에서 그녀가 그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으로 영혼의 동반자라고 하는 것은 아무리 후하게 생각해도 도를 넘는 칭찬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평소 그녀는 자신의 위치에서의 삶에 만족하고 즐기며 살고 있었는데. 이 정도의 관심은 우리가 갑자기 남의 불행한 소식을 들었을 때 동정이나 혹은 관심을 표명하는 정도의 그냥 평범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소설은 1920대를 배경으로 쓰인 소설인데 일반적인 소설처럼 사건이나 서사가 중심이 아니고 댈러웨이 부인의 파티를 시작하기 위해 꽃을 사 오고, 파티가 끝나가는 하루의 이야기다. 하지만 소설에 나오는 여러 사람의 행동과 생각이 있고, 그들은 이 소설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있다. 그래서 주인공 댈러웨이 부인의 행동이나 생각이 깊이 있게 넓게 서술되지 않고, 젊은 시절의 애인인 피터를 통해서 그녀의 젊은 시절이 그려지고 있다.

     

    이 소설이 획기적인 작품으로 평가받은 이유는 사건, 시간, 공간, 서사, 사건이 아닌 인물의 내면, 심리, 무의식적 사고 등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의식의 흐름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시작한 모더니즘의 시작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독자가 책을 읽을 때는 문학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라면 작품이 주는 의미나 메시지가 깊고 넓은 층위를 가지고 있더라도 흥미와 호기심 등을 주지 못하면 끝까지 읽어내기가 쉽지 않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 소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를 느끼며 읽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백 년이나 지난 이 소설은 고전이라는 장벽 이외에도 우리의 언어와 다른 표현이 문맥 사이에서 잘 연결되지 않는 낯선 문장들이 많아 쉽게 읽고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또 소설 속 클래리사가 자신의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사회적 역할과 개인의 욕망 사이에 심각하게 갈등하며 고뇌하는 모습이 섬세하게 그려졌다고 하는데 아무리 주의 깊게 읽어봐도 그런 모습, 고민하는 클래리사의 영혼을 느껴보려고 해도 우리나라 여성 작가들의 디테일하고 깊은 표현처럼 감정의 촉수를 건드리며 다가오지 않아 알아채기가 쉽지 않은 소설이었다. 어쨌든, 나에게는.

     

    (소설에 나오는 인물)

     

    리처드 댈러웨이-국회의원으로 안정적이고 아내와 딸을 사랑하는 가정적인 이지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한다. 파티가 열리는 날 아내에게 장미꽃을 주며 사랑하겠다고 결심하지만 끝내 꽃만 건네고 차마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하는 우리나라 양반처럼 속내만 깊고, 표현은 하지 못하는 사람. 사회적 지위와 부, 안정적인 점 때문에 클래리사가 선택한 사람이지만 서로 마음으로는 깊이 감정과 교감을 하지 못한다.

     

    피터 월시- 댈러웨이 부인과 젊은 시절 연인이었던 인물로서 자유분방하고 모험과 낭만을 즐긴다. 안정적인 직업도 없으며 인도에서 만난 유부녀를 사랑하다가 이혼하려고 런던으로 파티라 열리는 날 돌아옴. 댈러웨이 부인 클래리사와 젊은 시절 함께 하며 삶의 의미와 죽음에 대해 서로 공통점을 가짐.

     

    미스 킬먼- 클래리사의 딸 엘리자베스의 가정교사. 늘 검은색 옷을 입고 다니며 자신의 감정을 숨김. 빈곤한 삶으로 좌절을 겪으며 클래리사에 대해서 질투심을 가지고 있으며 엘리자베스를 사랑하고 정신적으로 소유하려고 함.

     

     

    소설에서 의식의 흐름이란 소설 속 인물의 파편적이고 무질서하며 잡다한 의식 세계를 자유로운 연상작용을 통해 가감 없이 그려내는 방법.

    외적 사건보다 인간의 내적 실존과 내면세계의 실체에 관심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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