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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의 소설. 천년의 금서독서 2025. 9. 20. 14:24

김진명 작가는 민족주의를 바탕으로 민족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추구한다. 역사적 사실을 철저히 고증하여 우리 역사와 문화를 재조명하려고 시도한다. 사건의 빠른 전개로 독자에게 긴장과 몰입을 주는 작가라고 할 수 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이후 오랜만에 김진명 작가의 소설 ‘천년의 금서’를 읽었다.
이 소설은 단군신화 이전의 고대 역사를 조명하여 단군 이전에 고대사가 존재했음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어느 날 목 반장은 사건 현장으로 출동하여 김미진 교수가 사서삼경에 목을 매고 앉아 죽은 이해하기 힘든 자살 자세에 의문을 가지고 타살이 아닐까 의문을 가지지만 이를 증명할 수가 없다. 김미진의 장례식에 간 목 반장은 그녀의 친구인 프랑스 ETER(핵융합원자로)에 근무하는 이정서를 만난다. 그에게서 김미진이 테드로도톡신(복어독)이라는 물질로 타살되었을 것이라는 확증을 얻는다. 그렇지만 그 분야에 대해서 목 반장은 한계가 있었고, 상부에서 자살로 처리하도록 해서 더 수사할 처지가 아니었다. 이후 두 사람은 서로 협조하기로 하고 그때부터 이정서 교수가 이 사건을 맡게 된다. 김미진 교수는 친구인 한은원 교수와 함께 ‘역사 기록의 천문학적 진실’이라는 연구를 함께했음을 알게 된다. 김미진과 한은원 고등학교 동창으로 혈육 같은 사이였다는 것을 이정서는 떠올린다. 세 사람은 대학교 때 친구였다.
은원이 중국으로 갔다는 사실을 알고 정서도 중국으로 간다. 정서는 은원이 간 곳을 추적하면서 차츰 은원이 무얼 찾고 있는지 알게 된다. 먼저 은원이 만난 청도대학교 시에허 교수를 만나고, 아메이 교수를 만난다. 아메이 교수가 은원이 본 책에서 밑줄 그어진 부분을 알려준다.
‘한중(漢中)에 든 후 일부 유학자들은 특이 동이(東夷)를 동국이라 부르기도 했다.’
정서는 은원이 갔을 임경으로 간다. 은원이 가서 왕부의 소수 민족의 성씨가 집결된 〈씨성본결〉이라는 책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고, 정서도 그 책을 수소문하지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거기에서 동족 즉 우리 고대 민족의 성씨를 알아보려 했지만, 그 책을 중국 당국이 빼앗아 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은원이 찾고 있는 것이 단군 이전의 나라가 동족이라 것,
동족의 성씨를 찾으려는 은원은 노력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도 알게 된다.
은원과 정서의 행동을 수상하게 여긴 중국 당국은 두 사람을 감시하고 추적한다. 은원과 정서가 만난 시에헤 교수, 펑타오 박사, 야시장에서 만난 주위엔하오 등이 중국의 지시를 받고 있었다. 정서는 중국 당국의 지시를 받은 펑타오의 음모로 심포지엄에 억지로 참석하게 된다. 정서가 가지고 있다는 〈유한집〉에 대해서 내용과 저자를 물으며 진실을 캐내려고 한다. 그 책에 대해 극히 일부만을 알고 있는 정서가 위기에 처했을 때였다. 은원이 거기에 와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극적으로 만난다. 은원이 〈유한집〉을 정서에게 주며 그 책을 주어버리라고 한다.
책을 주고 위기를 벗어난 두 사람이 중국을 탈출하기 위해 북경공항으로 가야 하는데, 감시가 심해서 갈 수 없다. 정서는 야시장에서 만났던 주위엔하오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한다. 그렇지만 그는 비밀경찰이었다. 두 사람을 죽이려는 순간 정서가 미리 연락한 국제경찰이 나타난다. 정서는 국제요인 보호 리스트에 있는 인물이었다.
무사히 귀국한 두 사람은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심의회에 참석한다. 거기서 은원은 대한민국의 한(韓)이 고종실록에서 말하는 남부 지방의 삼한(마한, 진한, 변한)이 남부에만 있었다는 주장은 조선이 한반도 북부를 포기하고 남부만을 계승하겠다고 한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런 관점은 일본의 우리 고대사 유린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13세 단군 흩달 49년에 행성이 양자리에 모여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때는 기원전 1734년경이었다는 단군세기 기록이 있는데 이 현상이 사실인지 확인하면 단군세기가 위서인지 아닌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은원은 컴퓨터를 통해 당시 별 다섯 개가 모이는 현상을 증명한다. 또 단군세기에 남해조수퇴삼척(南海潮水退三倜)이라는 기록이 있다. 컴퓨터로 추적한 결과 실제로 엄청난 조수의 밀려남 현상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는데 기록과 불과 4년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은원은 기원전 18세기에 오성취루(五星聚婁)현상이 있었고, 기원전 10세기에 남해조수퇴삼척의 기록이 있음을 말한다. 그리고 그 증거로 시경(詩經)의 ‘한후(韓侯)는 맥족을 복속시키고 그 땅의 제후가 되었다. 〈삼국지 위지 동이전(三國志魏志東夷傳)의 삼한 그리고 후한의 학자 왕부의 〈潛夫論)의 시경 속 한후는 기자조선의 동쪽에 있는 나라의 임금이다.’를 증거로 제시하며 단군세기가 위서(僞書)가 아니고 따라서 우리의 역사는 단군 이전에 민족의 역사가 있다는 걸 설명한다.
여기서 말하는 오성취루(五星聚婁) 현상은 1993년 〈하늘에 새긴 우리의 역사〉라는 책을 쓴 박창범 교수와 라대일 박사가 슈퍼 컴퓨터로 BC 1734년에 다섯 행성이 10도 이내로 모이는 현상을 밝혔는데 〈환단고기〉에서 기록된 ‘루성(양자리)’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고 한다. 〈환단고기〉는 학자들 대부분잉 위서라고 말한다.
조선 중후기 이후에는 이른바 노론 사관이 주류였다. 주자학을 정통 학문으로 삼고, 성리학적 이념을 근간으로 역사를 해석했다. 노론의 영수 송시열의 사상과 행동의 지침이 되어 반대하는 사람을 간신 혹은 사문난적(斯文亂賊)-성리학의 전통을 어지럽힌 사람으로 취급- 몰고 명에 대한 절대 충성하는 사관이었다. 지금도 우리나라는 미국에 절대 충성하자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신 노론사관이라고 해야할까? 식민사관을 추종하는 매국노적 역사관을 가진 사람들도 상당수 존재하고.
일제강점기에는 조선총독부 산하에 ‘조선사편수회’라는 조직이 있었는데, 그 목적은 우리의 역사를 폄하시키고 왜곡시키는 일을 했다. 그들은 우리 역사를 타율성, 봉건제가 발달하지 못한 정체성(停滯性), 당파성론 등으로 일본에 비해 저열한 역사를 가진 민족으로 규정했다. 또 단군 이전의 고대사에 대해서 남아있던 기록을 없애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의 문화, 문화재, 언어, 풍습 등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없애려고 온갖 악랄한 짓거리를 다 했다.
김진명의 소설‘천년의 금서’을 읽은 후 다시 우리 역사를 생각하였다. 우리는 한국이라는 韓이라는 국호 그리고 민족의 고대사를 식민사관을 정설로만 받아들이지 말고 이 소설에서 제시하고 있는 은원의 주장도 철저한 고증과 노력으로 어쩌면 우리가 알지 못했던 혹은 잘못 알고 있을지도 모르는 고대사를 다시 쓸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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