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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산동의 산수유 꽃몸살을 시작한 서시천!그곳에 가면 2026. 3. 14. 12:50
산동의 산수유꽃으로 유명한 하위 마을을 찾은 날은 다소 쌀쌀했다. 이 마을이 산동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위 마을에서 상위 마을까지 서시천 계곡을 따라 오르기가 했다. 걷기 불편한 곳은 데크 길이 설치되어 있어 산수유꽃을 만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산수유꽃은 파스텔톤이다. 명도는 높고 채도는 낮아 개나리처럼 선명하고 강한 느낌이 아니라 부드러운 색감이 느껴진다. ‘희미한 옛사랑의 추억’ 같은 색감을 주는 색이라고 할까?
계곡의 물소리가 시원하기보다는 차갑게 느껴지지만 싫지 않은 차가운 소리였다. 아마도 계곡 옆에 선 산수유꽃 때문이었을 것이다. 산수유꽃은 매화와 더불어 남녘에서 맨 처음 봄을 알리는 꽃이다. 아직 눈과 얼음이 기운이 채 녹지 않은 지리산 깊숙한 산골에서 늙은 산수유나무들이 파스텔톤의 노란 꽃을 산기슭에 뿌려놓은 모습이라니!
산수유 꽃몸살을 하는 서시천을 따라 하위 마을에서 상위 마을로 올라가며 ‘겉바속촉’이 아닌 ‘겉부속차’의 위선적인 봄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연례행사처럼 봄앓이를 하는 내가 ‘올해는 그냥 좀 넘어 갔으면 좋으련만’ 하는 생각을 하며 산수유꽃에 취했다.























(파랗게 이끼 긴 돌담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고즈넉하게 자리한 모습)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잘려 나간 고목 뒤로 새로운 꽃이 보인다.)






(기력이 쇠한 주인이 보살피지 못해 스러져가는 슬레이트 지붕 위로 늙은 산수유가 무심하게 산뜻한 꽃을 피우고 있다.)


(지난해 가을 파란 지붕 위에 떨어진 산수유 빨간 열매가 파란색과 대비를 이루어 더 선명하게 보인다.)


(산수유꽃 구경을 온 까마귀)










※ 작년 가을에 맺힌 열매가 나뭇가지에서 떠나지 않고 붉디붉은 열정을 아직도 삭이지 못한 채 산뜻한 노란색 꽃과 어울린 모습이 이색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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