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와 김정은의 러브 스토리산문 2018. 3. 9. 14:59
트럼프와 김정은의 러브 스토리
드라마에서 남녀가 만나 사랑을 하는 방식이 정해져 있다. 처음 우연히 일로 만나 사사건건 충돌하고 싸운다. 그러다가 정이 들어 사랑하게 된다. 거의 모든 드라마에서 사랑이 이루어지는 과정은 이런 공식이 적용된다. 해서 드라마가 시작될 때 두 남녀의 만남에서 싸움이 시작되면 시청자들은 두 사람이 사랑을 하게 될 것이라는 짐작하게 된다. 이런 예측이 벗어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트럼프와 김정은 그간 예측하기 어려운 험한 말들을 주고받으며 앙숙처럼 지내왔다. 언론들은 두 사람이 말 폭탄을 주고받다가 최악의 경우로 가는 게 아닌가 하고 염려를 많이 했다. 이 두 사람 사이에서 제일 곤혹스러운 사람은 다름 아닌 문재인 대통령이었을 것이다. 미국은 해방이후 지금까지 우리의 가장 가까운 우방이고, 북한은 어쨌든 물보다 진하다는 같은 피를 이어받은 동족이다. 어느 하나도 버릴 수 없는 난처한 입장에서 고군분투를 해왔다.
언론에서는 ‘4월 위기설’도 솔솔 흘러나왔다. 이런 위험한 말들을 퍼트리면 그 뒤에서 이익을 챙기려는 집단들이 슬슬 준동을 시작하기 마련이다. 때로는 은밀하고 때로는 노골적으로. 그들은 위기설에 무임승차하여 이익을 보려고 한다.
이런 가운데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게 되었고, 김정은의 여동생을 비롯한 북한고위급 관료들이 방남하여 우리 정부와 대화를 시작하였다. 우리 측에서도 방북을 하여 김정은을 만났는데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어 왔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물론 세계가 우려하는 핵도 포기할 수 있다는 김정은의 말은 놀라웠고 사람들이 생각한 이상의 화끈한 타협을 제시했다. 북한을 다녀온 우리의 대표가 이번에는 미국을 방문하여 트럼프에게 김정은의 핵을 포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여 트럼프가 김정은과 5월 중에 만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한다. 이렇게 되기까지 우리 정부는 여러 우려와 비난을 감수하며 발 빠르게 대처하여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트럼프와 김정은 공통점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얼굴이 보통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기 보다는 거리감이나 두려움을 주는 형이다. 얼굴에는 그 사람의 성격이 드러나게 마련인데 두 사람은 그다지 원만하고 부드러운 모습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헤어스타일도 두 사람이 독특하다. 트럼프는 금발을 옆으로 빗어 넘겼고, 김정은 옆과 뒤 머리를 밀어버리고 정수리에만 숱이 많은 검은 머리를 올백으로 납작하게 빗어 넘겼다. 두 사람의 머리 스타일에서 두 사람은 남의 시선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사람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게 한다. 아니면 독특한 스타일로 타인의 시선을 집중하게 하려는 고도의 의도이거나.
김정은의 목소리는 갈라지는 듯한 쇳소리가 나는데 무협지에서나 나올 듯한 독특한 목소리다. 트럼프는 고출력 증폭기를 단 듯한 목소리로 다른 사람을 압도한다. 두 사람에게서 민주적인 지도자라기보다는 강한 카리스마를 가진 독재자들을 연상시킨다. 두사람의 입담도 막상막하다. 김정은이 치면 트럼프가 날리고, 트럼프가 위협하면 김정은은 협박한다. 두 사람의 가공할 말 폭탄에 가장 불안을 느끼는 건 우리나라다.
또 두 사람은 논리적으로 차근차근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일이라기보다 전격적으로 판단을 내리고 행동하는 듯하다. 이런 두 사람의 일처리 스타일이 결국 5월의 만남으로 이루어지는 듯하다. 두 사람 중에 한 사람이라도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 반대라면 이번 결정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두 사람은 찰떡궁합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 본다.
만약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미국은 지상군이 아닌 공군이나 해군력을 동원해서 북한을 공격할 것이고, 북한은 미군이 있는 남한을 향해서 공격할 것이다. 우리 의지와는 상관없이 우리는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 우려와 걱정을 떠안고 생활해 왔다.
다행이 정말 다행이도 트럼프와 김정은이 만나 대화를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에 합의한다면 우리는 지긋지긋한 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와 김정은의 러브 스토리가 잘 이루어져서 한반도에서 평화와 협력의 해빙기가 오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염원한다.
'산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ME TOO와 작품 (0) 2018.03.22 봄이 오는 길목 (0) 2018.03.16 일본은 우방인가 주적인가 (0) 2018.03.05 평창 쇼트트랙의 아름다움 (0) 2018.03.01 통일을 바라지 않는 사람들 (0) 2018.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