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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ME TOO와 작품
    산문 2018. 3. 22. 14:00


    # ME TOO와 작품

     

     

          서 아무개 검사가 상사의 성추행 폭로를 한 이후 최 아무개 시인이 고 아무개 시인의 성추행을 세상에 알렸다. 그 후 여기저기서 성추행과 성폭력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연극, 영화계는 물론 학교, 군대 등 모든 분야에서 성추행이나 성폭력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성추행이나 성폭력을 당한 모든 사람들이 ME TOO를 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ME TOO를 외쳤을 때 가족 지인 등 관계를 맺은 사람들에게 받아야 할 의심의 눈초리와 수치심 그리고 2차 피해가 두려워 침묵하는 사람의 수가 더 많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인류 역사에서 남성에 의해서 저질러진 여자에 대한 신체적 혹은 정신적 폭력과 차별은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남자들이 권력을 독점하고 세상을 지배할 때 여성은 힘없는 약자로서 어떤 저항이나 싸움에 나설 수 없었다. 모든 일이 남성 우선이었고 여자는 그저 가정에서 육아와 가사에 전념하고 남성들의 보조 역할이나 하는 차별을 당하며 살았다. 유럽에 처음 커피가 전해졌을 때 남성들은 여성들에게 커피를 마시는 것조차 금지했다고 한다. 치사하게.

     

      산업화와 민주화가 된 후에도 여성들은 한참이나 차별을 당했고 그 차별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사회 모든 분야에서 여성은 차별을 받았고 심지어 평등을 주장하는 종교에서 조차 여성은 차별을 받았다. 심지어는 마녀사냥으로 똑똑한 여자들을 불태워 죽이는 일까지 서슴지 않은 비극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간 겉으로는 민주화가 이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 각 조직에는 엄격한 위계질서가 존재하고 있다. ‘모든 조직은 폭력적이다.’라는 말처럼 조직 내에서는 거부할 수 없는 상하관계가 존재하고 있다. 조직의 질서가 저항할 수 없는 상하관계에 의해서 지탱되고 있기 때문에 약자들은 어떤 저항이나 거부를 할 수가 없다. 또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성희롱 언어, 신체적 접촉 등을 이런 조직 내에서 단호하게 뿌리치기가 어렵다.


       직장 안에서는 물론 회식 같은 자리에서 상사가 장난삼아 혹은 의도적으로 부하 직원에게 나쁜 손버릇을 저지를 때 이를 거절하거나 안 돼. 하지 마라고 말하려면 직장 안에서 받을 손해를 각오해야 한다. 불행한 일지지만 조직에서 이루어지는 여성(혹은 약자)에 억압과 폭력을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묘안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더디겠지만 조직이나 사회에서 약자에 대한 배려 내지는 동등한 대우를 위해서 지속적으로 해결하려는 정책이나 문화 그리고 마인드를 가지도록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각 조직에서 여성의 고위직 임원의 비율이 무척 낮다. 노르웨이가 여성 임원의 비율이 46.7%이고. 미국 16.6, 베트남 17.6, 중국 9.2, 필리핀 10.9%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4.1%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보다 더 험한 나라가 있기는 하다. 세계적 경제대국인 일본은 3.5%이다.(한국일보 2018.3.1.)


       여성들이 늘 약자의 위치에 자리하고 있으니 조직문화가 바뀌지 않는다면 성추행과 성폭력은 쉽게 없어지지 않을 듯하다. 또 막상 여성이 성추행이나 성폭력을 당해 재판에 갈 경우 그 과정과 재판에서 받아야 할 불편한 일들은 무척 난감하다고 한다. 성폭력의 경우 사실 관계의 입증이 어렵고 증거도 없는데 그 과정에서 반복되는 장면의 묘사나 불편한 질문 등으로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는다고 한다.


       이 세상 모든 남성들은 잠재적 성폭력이나 성추행범이라고 생각하고 여성들이 각별히 경계하고 조심하는 게 그나마 불행을 줄이는 지름길이 아닐까. 세상이 완전히 바뀌어 남녀가 동등한 대우를 받고 성 평등이 이루어지는 날까지.

     

       문화계나 예술계에서 이루어지는 성추행이나 성폭력을 저지르는 작가들의 작품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고 아무개의 작품들이 교과서에 사라지고, 그에 대한 기념관 등도 사라진다고 한다.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시대에 그만한 시인이 나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시인의 행위는 엄연히 부당한 행위이고 좀 더 들어가면 범죄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작가들은 보통 사람들과 다른 광기를 가지고 있고 그 광기를 예술로 승화한다고 한다. 역사에서 만약 그들이 저지른 성추행이나 성폭력을 책임을 물어 그 사람들의 자취를 지워야 한다고 하며 많은 작가들의 작품을 불구덩이 속으로 던져버려야 할 것이다

     

       박정희 전 대령은 수많은 여자들을 안가로 불러들여 성적 유희를 즐겼다고 한다. 이승을 하직할 때도 젊은 여자들의 품속에서 숨을 거두었다. 만약 그의 그런 행동으로 역사에서 지워야한다면 그가 이룩한 경재개발 업적도 더러운 휴지 조각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로뎅, 루소, 괴테, 클림트, 피카소, 마르크스 등 인류 역사에 위대한 작품이나 업적을 남긴 사람들을 성적 측면으로 바라보며 그들의 작품들도 역시 불구덩이 속으로 던져버려야 한다.


       성적인 부적절한 행위로 인해서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가의 작품 지우기는 이런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좀 더 숙려하는 시간이 필요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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