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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마인가 천사인가 커피의 유혹
    독서 2018. 5. 14. 13:12

     

    악마인가 천사인가 커피의 유혹

     

     

    이 커피가 맛은 정말 기가 막히지

    수천 번의 입맞춤보다 더욱 달콤하고

    머스캣 포도주보다 더 부드럽지

    커피, 커피, 난 커피가 좋아 커피가 좋아

    누가 나에게 한턱내시려거든

    , 내 잔 가득 커피를 채워주면 그만.

     

       바흐의 커피 칸타타에서 커피를 마시지 못하게 하는 아버지에게 딸이 대답하는 장면이다. 유럽에 처음 커피가 전해졌을 때 가톨릭교 신자들은 커피가 이교들이나 마시는 악마라고 하면서 교황에게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지 못하게 해 달라고 탄원했다. 클레멘트 8세는 커피를 직접 마셔보고 판단하겠다며 커피를 마신 후 말했다. 맛있는 커피를 이교들에게만 마시게 하지 말고 모든 사람들이 마실 수 있게 하라며 커피에 세례까지 주었다고 한다. 그 후 커피는 유럽에서도 사람들이 즐겨마시게 되었다고 한다.

     

       커피는 석유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거래되고 있다. 사람들이 그만큼 커피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은 만큼 커피에 대한 논쟁도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지금까지 발표된 논문 중에서 커피가 몸에 이롭다는 것이 삼분의 이쯤 되고, 삼분의 일은 해롭다는 내용이라고 한다.

     

     

     

     

       얼마 전 미국 캘리포니아 고등법원은 커피에 아크릴아마이드(acrylamide)라는 발암물질이 들어 있다며 스타벅스와 커피 업체에게 담배처럼 커피 포장에 해롭다는 표기를 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한다. 커피를 볶을 때 나오는 이 물질은 커피에만 있는 게 아니고 감자튀김, 감자스낵. 비스킷 등 굽거나 기름에 튀길 때 나오는 물질이라고 한다. 캘리포니아 고등법원의 이 판결 소식을 들으며 커피가 해롭거나 해롭지 않다라는 논쟁보다는 법원이 소비자의 편에서 판결을 내렸다는 것에 더 의미를 두고 싶었다. 우리나라 법원의 판결은 소비자나 개인이 아닌 기업의 편에서 판결을 내리기 때문에 개인들이 받는 피해를 보상받을 방법이 없다. 억울하고 분통이 터지지만 어찌 할 수가 없다. 삼성전자의 백혈병 피해, 자동차의 급발진 사고, 의료사고 등의 판결에서 그 근거를 개인이 증명하도록 하고 있다. 개인으로서는 거대한 기업에 맞설 힘도 없거니와 그런 증거를 수집하고 증명할 능력도 없다. 그렇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캘리포니아 법원에서는 커피 업자들에게 커피가 해롭지 않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그런 판결을 내렸다고 한다.

     

     

     

     

     

        커피는 일반 사람들뿐만 아니라 문학이나 예술을 하는 사람들도 무척 좋아한다. 지금도 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와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효석의 수필 낙엽을 태우며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작가가 커피를 무척 좋아했다는 걸 알 수 있는 문장이다

     

       '벚나무 아래에 긁어모은 낙엽의 산더미를 모으고 불을 붙이면 속의 것부터 푸슥푸슥 타기 시작해서, 가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바람이 없는 날이면, 그 연기가 낮게 드리워서, 어느덧 뜰 안에 자욱해진다. 낙엽 타는 냄새같이 좋은 것이 있을까? 갓 볶아낸 커피의 냄새가 난다. '

     

        찬바람이 부는 밤,  노 작가가 집으로 돌아오는 골목길, 겨드랑이에 끼고 있는 원두봉지를 그려본다. 집으로 돌아와 커피를 볶고, 갈아, 내린 후 향기 나는 커피를 아내와 같이 마시며도란도란 하루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생각해 마음이 따뜻해진다.

     

     

     

     

     

       천재로 불리는 이상은 이해가 안 될 정도로 다방에 집착했다고 한다. ‘제비다방, ‘식스 나인다방 쯔루카페를 열었다가 문을 닫았다. 사업에는 젬병이었던 그가 자꾸만 커피 가게를 열었던 까닭은 그만큼 커피를 좋아했기 때문이 아닐까? 그가 정지용에게 보냈다는 수필형식의 산촌여정의 첫 구절도 커피로 시작된다.

     

     

           '향기로운 MJB의 미각을 잃어버린 지도 이십여 일이나 됩니다.' 

     

     

       커피에 대한 논쟁이 이어 진다고 해도 수많은 사람들의 미각과 후각을 사로잡은 커피는 앞으로도 인기를 유지할 것 같다. 커피 없이는 못사는 사람들, 다정한 친구를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가질 때 커피를 포기하지 못할 사람이 있는 한 커피는 사라지지 않을 듯하다. 오늘 친구에게 전화해서 향기 가득한 카페에 마주 앉아 커피를 같이 마셔보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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