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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과 빌보드산문 2018. 5. 30. 12:33
방탄소년단과 빌보드
한때 우리 사회에서 일본의 애니메이션, 영화, 패션이 대세였었다. 그리고 텔레비전에서는 일본의 프로그램을 베끼거나 모방이 성행했었다. 그때 일본의 대중문화가 우리나라를 지배하는 게 아닐까 하는 염려를 했었다. 일제강점기를 경험한 우리로서는 일본에 대한 증오심을 가지고 있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일본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문화의 상륙은 사람들에게 적잖은 우려였다. 그랬던 우리가 지금은 한류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내고 있으니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이번에 방단소년단이 빌보드 앨범 차드 200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그게 뭐 그리 대단한 것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빌보드 앨범 차드 200에서 영어가 아닌 다른 나라의 언어로 1위를 한 경우는, 2006년 남성 4인조 팝페라 그룹 일디보(Il Divo)가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등으로 부른 앨범 '앙코라'(Ancora)가 유일했다고 한다.
한 번쯤 ' 빌보드 음악잡지가 어떤 역할을 하기에 외신들까지 다투어 보도를 하고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져볼 수도 있을 것이다.
《빌보드》(Billboard magazine)는 미국의 음악 잡지이다. 프로메테우스 글로벌 미디어 소유이며 뉴욕 주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다. 1894년 11월 1일 처음으로 출간 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업계지로 성공했다. 이 잡지는 1960년대 음악계를 전문으로 다루기 전 원래 전단지 형식의 야외 오락지였다. 《빌보드》는 매주 여러 부문에 걸쳐 가장 인기 있는 노래와 앨범을 순위로 매겨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레코드 차트를 발표하고 있다. 주요 차트는 장르에 상관 없이 디지털 다운로드, 라디오 에어플레이, 스트리밍을 기반으로 노래와 앨범 순위를 매기는 빌보드 핫 100과 빌보드 200이다. 데이터 대부분은 1991년부터 사용된 닐슨 사운드스캔 트래킹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위키백과)
빌보드가 이처럼 세계 음악계 끼치는 영향이 큰 음악잡지이고 주로 영어 노래가 주류인 걸 감안하면 방탄소년단의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가 1위를 한 것은 대단한 일임에 틀림없다. 빌보드에는 ‘빌보드 200’‘과 ‘핫 100’ 두 메인 차트가 있는데 전자는 앨범의 작품 평가라고 한다면 후자는 노래에 대한 평가라고 한다. 싸이가 2012년 ‘강남스타일’로 핫 100‘에서 7주 동안 2위를 한 적이 있고, 처음으로 빌보드에 이름을 올린 가수는 보아라고 한다. 그 외에도 빅뱅, 소녀시대, 제이홉 등이 이름을 올린바 있다.
이런 결과들이 누적되었지만 가수들이 지속적으로 빌보드에 노래를 진입시키지 못하는 일회성으로 끝난 것은 무척 아쉬운 일이다. 그렇지만 방탄소년단은 그간 빌보드 ‘빌보드 200’‘과 ‘핫 100’ 꾸준히 노래를 진입시켰다고 한다.
한 가지 궁금한 것은 방탄소년단의 노래가 어떤 작품성이나 음악성이 있어서 세계 젊은이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에 대한 분석이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보니 방탄소년단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 칼군무, SNS 소통, 팬덤이었다. 하지만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에 대한 평이 부족해서 좀 더 찾아보았다. 방탄소년단을 발굴한 방시역 PD의 말이다.
“RM의 공개곡을 처음 들었을 때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주제를 다루는 사고의 깊이와 언어 사유의 유려함, 랩을 한국말로 풀어가는 방식 등이 17세 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뛰어났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깊은 음악적 의미와 판단이 숨어 있었던 것 같다.
이런 말도 있었다.
“방탄소년단의 노래는 멤버들과 첫 번째 앨범을 만들기 시작할 때부터 그들에게 딱 한 가지만을 요구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방탄소년단의 내면의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
방시역 PD의 말대로 방탄소년단의 노래는 단순히 사랑이라는 언어에만 집착하지 않고 청춘, 자유, 인생, 저항 등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서 그 노래가 세계 젊은이들에게 보편적 공감을 얻고 있는 게 아닐까? 또한 외모, 음악, 퍼포먼스가 합쳐진 결과물이 강한 흡인력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에 대해서 멤버 RM은 이렇게 말했다.
"사랑은 일단 복잡한 것이다. 사람들을 슬프게 만드는 무언가 이기도 하다. 기분을 나쁘게 하거나 우울하게 만들 수도 있다. 그 속에서 눈물이 있을 수도 있고 슬픔이 있을 수도 있다. 사랑에서 도망쳐 나오고 싶은 우리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이름이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라고.
무언가 깨지는 소리
난 문득 잠에서 깨
낯설음 가득한 소리
귀를 막아보지만
잠에 들지 못해
목이 아파서.
.........................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의 시작 부분)
방탄소년단의 노래가 일회성이 아닌 꾸준한 인기가 지속되기를 바라며 단지 현상이 아닌 그들 노래에 담긴 의미나 음악성도 한 번 조용히 음미했으면.
※ 방탄소년단은 방탄국회와는 차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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