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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9주기산문 2018. 5. 23. 15:03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9주기
A man gets tied up to the ground
인간은 땅에 머물다가
He gives the world its saddest sound
가장 슬픈 소리를 들려주지
Its saddest sound
가장 슬픈 소리를
‘철새는 날아가고’의 가사의 일부.
이 노래의 가사가 인간 군상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가장 적실하게 나타낸 말 같다.
인간의 본질은 늘 슬픈 소리를 낸다는 것.
사람들은 새가 운다고 하지만 우는 건 새가 아니라 인간.
권력을 잡은 사람은 자신의 권력 연장을 위해서 온몸으로 곡소리를 내고. 돈 가진 사람은 노조와 근로자 때문에 기업이 망한다고 징징대고, 없는 사람은 뭐 해 보려고 해도 비빌 언덕이 없고 차별을 받아서 슬픈 소리 낸다.
특히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이 입에서는 쉴 새 없이 나오는 말. 아마도 살면서 가장 많이 듣는 슬픈 말,
그렇지만 진짜로는 슬프지 않은 말.
“아이고! 힘들어 죽겠네.”
“아이고! 머리(다리, 팔, 허리 등) 아파 죽겠네.
“아이고! 바빠 죽겠네.”
“아이고! 심심해 죽겠네.”
“아이고! 보기 싫어 죽겠네.”
“아이고! 배고파 죽겠네.”
“아이고, 배불러 죽겠네.”
우리는 늘 가장 슬픈 소리를 듣고 산다. 세상에 태어났다 죽는 일보다 더 슬픈 일이 무엇이 있을까?“
그 슬픈 소리를 우리는 매일 빠지지 않고 듣는다. 그것도 여러 번. 그래서 그런지 우리는 “죽겠다”는 말을 들어도 조금도 슬프지 않다.
역설적인 슬픔에 대한 철학을 가장 본질적으로 표현한 노래가 바로 잉카인의 아픔을 노래한 ‘철새는 날아가고’인 듯 느껴지는 건 왜 일까?
그런데 오늘은 진짜로 슬픈 소리를 내고 싶다.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9주기기다. ‘사람이 사는 세상’을 꿈꾸던 대통령, 지역 감정을 극복하고자 끊임없이 홀로 부산을 사랑했던 사람. 대통령 퇴임 후 자연인 촌부로 살고자 낙향했던 최초의 대통령.
오늘 인간 노무현이 참 그립다.
슬프다!
오늘은 슬픈 소리를 내고 싶다. 콘도르가 되어 봉화 마을 위를 훨훨 날고 싶다.
노무현 대통령님 영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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