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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권의 문란
    산문 2018. 8. 9. 15:34


     

    3권의 문란

     

     

          1700만 시민들의 촛불집회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헌법재판소에서 파면을 당한 후 수감된 채 재판을 받고 있으며, 이명박 대통령 역시 범법과 횡령으로 수감이 된 채 재판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 국가적으로도 그렇고 국민들의 입장에서 보아도 대단히 수치스럽고 불행한 일이다. 국가 최고의 수반인 대통령이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국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초법적인 통치 행위를 했다는 것은 도저히 용서될 수 없는 일이다. 대통령 중심제인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이 올바른 통치에 대한 중심이 흔들리게 되면 그 아래에 있는 권력들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고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온갖 편법을 동원하고 거짓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두 대통령의 집권하는 동안 사람들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은 정책들이 실시되는 걸 보고 실망과 분노를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에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입법권을 가진 국회의 행태는 진즉부터 국민들에게 불신을 넘어 저주의 대상이 되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집권하는 동안 자신이 속한 당에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보수라고 지칭하는 보수 아닌 가짜 보수들에게 흔들리지 않는 콘크리트 지지를 받고 있었다. 그 지지 세력들의 힘을 이용한 대통령은 당을 장악하고 국회의원들의 공천권을 쥐고 자신의 친위 세력들에게 공천권을 주었다. 그런 대통령에게 잘 보이기 위해 소속 정당의 국회의원들은 온갖 아부와 추태를 마다하지 않았다. 대통령을 지원하고 호위하기 위해 그들이 그동안 벌인 입법과 발언들로 인해서 대통령과 함께 탄핵 당하고 감옥에 가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입법권을 가진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잘못을 책임지는 법을 만드는 일에 나서는 것은 0%의 가능성도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간 국회의원들은 입법권을 가진 거대한 장벽 뒤에 숨어서 온갖 비리를 저질렀다. 불체포특권도 그렇거니와 국회의원이라는 권한을 이용하여 일상생활은 물론 국회에 증언을 하러 나온 사람들에게도 안하무인의 위압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렇게 정의로운 채 하는 국회의원들이 피감기관의 돈으로 해외여행을 다녔다. 그것도 세계적인 관광지가 모여 있는 지역만 골라서 다녔다. 그들에게 김영란법은 국회의원이 아닌 일반 사람들에게나 적용되는 편리한 법이었다. 또 법원에서 특별활동비를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렸는데도 꿈적도 하지 않고 있다. 일반사람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국회의원들이 오히려 자신들의 이익만을 지키고 유지하려는 행태를 보고 있는 시민들의 마음은 올 여름의 폭염보다 더 뜨겁다.

     

       사람들이 윤리나 상식의 범위에서 생활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 사회가 있다면 그 사회는 유토피아가 실현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사회에서는 법이 필요 없다. 윤리와 상식만을 지키며 살아도 개인 사이에 문제가 일어나지 않으니까 법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수준 높은 사회는 인간들의 수준으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으니까 법이라는 걸 만들었다. 사법부는 사람들 사이의 분쟁을 해결해 주는 국가의 독립된 기관으로 행정부나 입법부보다 더 공정하고 엄격해야 한다. 헌법 제103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라고 되어 있다. 이런 엄격함이 헌법 조문에 명시되어 있음에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직 시 대법원은 법관 본연의 임무를 저버렸다. 대통령의 마음을 거스르지 않으려고 하위 법원이 내린 판결을 뒤집는 판결을 했음이 드러났다. 또 헌법재판소의 권위를 떨어뜨리기 위해 대법관들의 처리할 일들이 너무 많으니 상고법원을 세워야 한다면서 힘이 있는 온갖 곳을 사찰하고 로비를 했음이 밝혀지고 있다. 사람들은 개인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법대로 하자.’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하게 된다. 그렇지만 가장 공정해야 할 대법원이 이렇게 썩었는데 국민들은 이제 법대로 하자.’는 말을 삼가 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그렇게 많은 청원이 올라오는 것일까.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가 이렇게 문란해진 채 각자도생 방법으로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려 했으니 불쌍한 건 국민들이다. 우리는 해방 이후 민주주의에 대한 강렬한 염원으로 시민들이 많은 피를 흘렸다. 그럼에도 불국하고 진정한 민주주의가 이 땅에서 피어나려면 아직도 멀어다는 패배감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여름의 더위만큼이나 짜증나고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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