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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읽기
생텍쥐페리
너무 유명한 소설 「어린 왕자」는 읽는 사람에 따라 여러 가지 해석을 할 수 있는 작품이다. 동화일 수도 있고, 어른을 위한 소설일 수도 있다. 처음 이 소설을 읽었을 때 느낌은 혼란이었다. 사막에 추락한 비행사가 자신의 어린 시절과 혼재된 상상을 하는 건 아닐까? 고장이 난 비행기, 부족한 물, 인적이 없는 사막에서 한계에 이르렀을 때 인간은 어쩌면 현실과 상상이 뒤섞인 수많은 꿈을 꿀 테니까.
어린 왕자가 자신이 살고 있는 작은 별을 떠나 여행을 시작하며 만난 사람들은 현실에서 볼 수 있는 독재자, 자만과 허영에 물든 사람, 주정뱅이, 오로지 돈에 혈안이 된 사업가, 시계추처럼 가정과 직장을 오가는 변화 없는 일상을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 오로지 자신의 학문과 지식에 취하여 현학적인 말들을 뱉어내며 우월감을 가진 지식인이 사는 지구.
지구에서 만난 뱀, 여우, 그리고 비행사. 어린 왕자를 다시 그의 별로 보낼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길들여지는 것이라는 즉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을 주는 것이며 그래서 길들여진 대상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해 주는 여우, 자신이 원하는 양을 그려준 비행사. 자신의 별을 떠난 어린 왕자는 결국 자신에게 길들여진 장미를 만나기 위해 다시 자신의 별로 가려고 한다.
어린 왕자가 자신의 별을 떠나 지구까지 오는 동안 아무 문제가 없었듯이 다시 돌아가는 일도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렇지만 어린 왕자는 뱀에게 물려 죽게 된다. 어린 왕자가 자신의 별로 돌아가는 장면은 자신의 별을 떠날 때와 다르게 극적이다.
‘그의 발목에서 노란 한 줄기 빛이 반짝했을 뿐이다. 그는 잠시 동안 그대로 서 있었다. 그는 소리 지르지 않았다. 나무가 쓰러지듯 그는 천천히 쓰러졌다. 모래 바닥이라 소리조차 나자 않았다.’
뱀에 물려 죽은 어린 왕자의 마지막 장면은 현실에서의 죽음의 방법이다. 뱀에게 물려 죽는 일은 현실에서만 일어나니까. 왕자의 죽음은 그의 별이 아닌 지구로의 회귀 다시 말하면 비행사가 사막에서 자신의 집으로 귀환하는 걸 그렇게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하고 내 나름 생각했다.
그리고 그가 죽기 전에 마직만 한 말은 아름다웠지만 늘 불화가 심했던 그렇지만 사랑했던 자신의 아내에 대한 속마음이 아니었을까? 소설은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서사이니까.
“아저씨…… 내 꽃 말이야…… 나는 그 꽃에게 책임이 있어. 더구나 그 꽃은 몹시 연약하거든! 너무나 순진하고, 쓸모없는 네 개의 가시를 가지고 바깥세상에 대하여 자기 몸을 방어하려고 해…….”
「어린 왕자」는 읽은 독자에게 다양한 해석과 생각을 가지게 하는 소설이다. 소설의 해석이 독자의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이 소설이 주는 또 다른 매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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