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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아니스트 유자왕과 5월의 숲
    클래식 음악 2021. 5. 31. 13:01

    아침에 일어나 TV를 켰더니 조지 거슈윈의 Rhapsody in Blue

    시작되고 있었다. 피아노 연주자는 중국의 천재 피아니스트 유자왕

    이었다. 처음 시작 부분을 들으며 전통적인 클래식이라는 느낌보다는

    재즈 같았다. 앞에 붙은 랩소디(Rhapsody)는 음악에서 서사적·

    영웅적·민족적 색채를 갖는 환상적인 자유로운 기악곡이라는 의미로

    쓰인다고 한다. 그래서 재즈 느낌을 받은 듯하다. 이 곡을 작곡한

    거슈윈(1837-1937)은 모차르트나 베토벤보다 100여 년 후에 태어난

    사람이니까 그 음악이 이해되었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유자왕 또한 그 모습이 자유분방하고 자유롭다.

    머리는 숏커트인데 멋대로 흐트러졌고,

    드레스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타이트하게 밀착된 채 미니스커트처럼

    짧고, 등이 드러난 드레스인데 색깔은 청녹색에 푸른빛이 나고

    반짝이기까지 한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도 외모에서 주는 모습대로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연주한다. 유자왕은 현란하고 화려한 테그닉을

    가진 천재적인 피아니스트라고 하는데 노출이 심한 드레스를 입어

    개성을 표현한다고 한다.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 피아니스트와 함께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천재적인 연주 실력을

    갖춘 피아니스트가 연주할 때 노출이 심한 튀는 드레스까지 입으니

    관객들은 귀와 눈이 함께 즐거울 것 같다.

     

    연주가 끝나자 아파트를 나와 숲으로 갔다. 아파트가 입구를 제외하고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밖으로 나오면 바로 산으로 연결된다.

    숲으로 들어서자 전날 내린 소나기로 숲은 축축하게 젖어 향긋한 냄새가

    진하게 풍긴다. 5월의 새벽 숲은 튀어 오르는 물고기처럼 싱싱하게

    살아있다. 살아있는 숲은 경이롭게 아름다운 색깔을 내뿜는다. 새로 돋아난

    잎들은 윤기가 나는데 질척한 윤기가 아니라 산뜻하고 맑은 윤기다.

    숲에서 새들이 요란하게 소리를 낸다. 뻐꾸기는 먼 곳에서, 산비둘기는

    가까이서, 휘파람새는 아름다운 멜로디로 노래하는데 까마귀, 호랑지빠귀도

    가세한다. 많은 산새들이 산란기를 맞아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를 내며

    짝을 찾고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은 5월에 어떤 아름다운 말로 가까운 사람들에게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아름답고 따뜻한 말로 사랑과 위안을 주고 있는 걸까? 아니면 사납고

    거친 말로 상처를 주고 있는 걸까? 코로나 19로 인해 어느 때보다 힘들게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5월은 숲처럼 아름다운 모습으로 웃으면서

    지낼 수 있는 날은 언제쯤 올 수 있을까?

     

    해가 떠오르며 나뭇잎들 위에 눈부시게 쏟아져 내리고, 나뭇잎 사이로

    몸을 비비며 들어와 숲 안에 빛과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5월이 이틀밖에

    남지 않았는데 숲은 소리, 색깔, , 나무와 생명체들이 어우러져

    유자왕이 연주했던 랩소디 인 블루처럼 자유분방한 소리와 모습으로

    아침을 열고 있다.

     

    유자왕 연주 모습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 연주 모습

     

    유자왕 피아니 스트의 현란한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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