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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이 오는 모습
    평행선 눈 2021. 9. 13. 15:54

    지난여름도 참 더웠다.

    장마가 온 듯 안 온 듯 가버린 후

    폭염이 계속되고 비는 40여 일 동안 내리지 않았다.

    더위는 물러가지 않을 듯 집요하게 매달렸다.

    소나기라도 시원하게 내려주었으면 하고 기다렸지만

    소식이 없고, 비탈에 선 넝쿨나무들이 말라갔다.

     

    도쿄올림픽이 끝나고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올라온

    태풍이 영향을 주는가 싶더니 그 후 거의 날마다 한두

    차례씩 비가 내렸다. 이름도 생소한 가을장마였다.

     

    가을장마는 지루하게 이어지고 오늘도 날씨는 잔뜩 흐려있다.

    다시 중국을 거쳐 태풍이 온다고 한다.

    비가 자주 내리니 아침 산책길에 여러 종류의 버섯을 만난다.

    대부분 독버섯이고 먹을 수 있는 버섯은 보이지 않는다.

    숲이 깊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겠다.

    먹을 수는 없어도 그 자태는 예쁘다. 그래서 곁에서 잠시 발을 멈춘다.

    그러건 말건 9월의 산에는 가을이 보인다.

    밤도 익어 떨어지고, 안 보이던 두꺼비와 뱀도

    나온다.

     

    어느 날은 사슴이 가까이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지순한 눈빛을 한 날씬한 사슴이 움직이려 하지 않고 나를

    바라본다.

     

    조금 수그러들었던 코로나19는 델타변이가 등장하면서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지방은 3단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인간의 무분별한 자연의 훼손, 화석연료

    사용 등으로 자연이 파괴되며 온난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어쩌면 풍선이 부풀어 오르다가 순간 빵하고 터져버리듯이

    기온이 점차 상승하다가 걷잡을 수 없는 온도 이르러

    인간을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수준이 되고 생물의 종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은 아닌지.

    해결할 수 없는 식량부족이나 오염으로

    거의 빈사 상태에 이르러 가난한 나라 사람부터 죽어가게

    되는 것은 아닐까?

     

     9월이 오는 모습은 아름답다. 새벽의 상쾌한 공기,

    맑아지며 높아지는 하늘, 창문을 열면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 바짓가랑이를 적시는 투명한 이슬, 순수해지는 강의

    물빛 그리고 그 위에 떨어지는 노을과 윤슬 등.

     

    오늘은 지구의 끝날이 아니어서

    9월의 아름다운 공기, 바람, 소리, 구름, 하늘, 풀과

    나무, 풀벌레와 새소리를 들으며 산길을 걷는다.

    밤이 후두둑 떨어지며 고요한 숲의 새벽공기를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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