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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천 업동저수지 두꺼비 로드킬 방지를 위한 생태 통로 공사. 성공일까?
    평행선 눈 2024. 2. 1. 11:34

     

     

    개체수가 줄어들었던 야생 동물들이 점차 늘어나며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데 큰 피해를 주고 있다. 멧돼지, 고라니, 노루,

    까치 등 여러 동물이 사람의 생활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농민이 애써 지은 농작물을 동물이 들어와 마구잡이로

    파헤치고, 먹어 치워 그물이나 펜스를 치고, 고압 전류를

    흐르게 하는 등 동물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도

    한계가 있고, 시골에 노인들만 남아있다 보니 효과적으로

    막아내지 못하고 있다. 멧돼지, 고라니 등의 상위 포식자

    없으니 수가 급격하고 늘어나며 인간의 생활 영역까지 침범해서

    피해를 주고 있지만, 인위적으로 생태계를 복원할 수는 없는

    일이라서 어떻게 해 볼 수가 없다.

     

    여수 돌산대교 위쪽에 장군도가 있는데 거기에 민물가마우지의

    개체수가 늘어나며 새의 분비물로 뒤덮여 섬이 하얗게 변했고,

    나무들이 죽어간다고 한다.

     

    (가마우지 배설물로 덮인 여수 장군도 모습)

     

    호주에서는 19세기 영국인들이 사냥을 위해 들여온 토끼들이

    엄청난 번식력으로 개체수를 늘리며 풀과 나무를 마구 먹어 치워

    숲이 황폐해지자, 동부에 사는 토끼들이 서부로 넘어오지 못하게

    무려 3,256km 길이의 펜스를 설치해 토끼를 막아보려고 했지만

    실패했고, 토끼를 죽이는 바이러스까지 살포해서 개체수를

    줄였지만, 살아남은 토끼들이 면역력이 생겨 다시 토끼의 개체수가

    빠르게 늘어나며 실패했다고 한다. 상위 포식자가 없는 상태에서

    어떤 동물의 수가 늘어나게 되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 피해를

    주게 된다.

    (호주의 토끼 장벽)

     

    1950년대 보루네오에서 말라리아의 매개체인 모기를 박멸하기

    위해 DDT를 살포했는데, 말라리아를 막는 일은 성공했지만

    초가에 살던 바퀴벌레가 DDT에 오염되고 그걸 먹이로 하는

    도마뱀이 오염되었고, 도마뱀의 천적인 고양이가 오염되어

    죽어갔고, 고양이가 죽자 쥐의 개체수가 늘어나 흑사병이 발생했다.

     

    (DDT는 한국전쟁에서 우리나라 군인들의 몸니를 박멸하기

    위해 쓰였고, 전쟁 후에는 사람들이 농사지을 때 해충을

    잡기 위해 많이 사용하다가 나중에 금지되었다.

    ‘19516월 미국 올랜도 연구소 소속 곤충학자 세 명이

    한국에 정식 파견되었다(Journal of Economic Entomology, 1951:352).

    미군과 연계하여 의학적으로 중요한 곤충들에

    대한 살충제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서였다. 핵심적으로는

    한국에서 발견된 살충제 저항성 몸니를 확보하고 그 저항성의

    정도를 측정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었다. 8군 연구진은

    올랜도 연구소의 기술 지원을 바탕으로 실험실 내 연구를

    위한 기법을 개발했다.’ National Library of Medicine)

     

    그래서 영국에서 고양이를 공수해서 풀어놓자 쥐는 사라졌는데

    초가집들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원인은 고양이들이 잡아먹을

    쥐가 사라지자 도마뱀을 잡아먹었고, 도마뱀이 사라지자

    먹이였던 나방의 애벌레가 늘어나 초가지붕의 나무들을

    애벌레가 먹어 치우며 집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과장된

    이야기라고 주장하는 설도 있음)

     

    이런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이 자연의 생태계에 간섭하는

    순간 인간이 생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며 엉뚱한 피해가

    일어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업동저수지에 두꺼비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었다. 애초에 두꺼비 서식지는 저수지가 아니라

    피오레아파트 앞 천혜의 습지였다. 2월 말에서 3월 초순 그

    습지 옆을 지나가면 두꺼비들의 떼창이 들려왔다. 처음에는

    그 소리 새소리인지 알았는데 나중에 두꺼비들이 산란하려고

    습지에 모여들어 내는 소리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습지에 도랑을 내며 채소를 심기 시작하자 너도나도

    채소를 짓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습지가 사라지고 말았다.

    그 후 두꺼비들이 풀. 웅덩이, 얇은 물이 있는 천혜의 산란지를

    잃고 업동저수지로 옮겨가게 되었다.

     

    (원래 두꺼비의 서식지인 천혜의 습지가 채소밭으로 바뀐모습)

     

    전임 시장이 업동저수지의 두꺼비 보호를 위한 주민설명회를

    할 때 그 사실을 이야기해 주었는데, 농사짓는 사람들은 어떻게

    할 수 없다는 안일한 대답을 했다. 두꺼비들이 저수지로 서식지를

    옮기며 봄에 기적의 놀이터를 지나 저수지로 이동하자 시에서

    거의 한 달 가까이 놀이터 사용을 금지하게 되었다. 인간이

    두꺼비의 산란지를 침범하자 두꺼비들이 인간의 영역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며 인간과 두꺼비의 동선이 겹치며 문제를

    일으켰다. 두꺼비를 보호하기 위해 어린이들이 놀이터를 이용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두꺼비 안내용 표지물)

     

    그런데 이번 겨울에 대충 어림해 보아도 수억 원이 들어가는

    두꺼비 로드킬 방지를 위한 생태통로 공사를 완공했다. 수로

    위에 두꺼비 추락 방지를 위한 금속뚜껑을 덮고, 저수지와

    산에 금속 울타리를 조성하고 저수지 아래 길에 통로를 길게

    만들어 두꺼비들이 통로를 따라 동천 쪽 산으로 가도록

    이른바 생태 통로를 만들었다.

     

    (도랑을 덮은 두꺼비 추락 방지용 금속뚜껑)

     

    (업동저수지에서 동천 쪽 산으로 연결한 두꺼비 이동 통로)

     

    (두꺼비 이동 통로 유도 펜스)

     

    채소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사용료나

    임대료를 주고 풀과 물이 있는 최적의 산란지를 되돌려주면

    될 일을 왜 많은 돈을 들여 엉뚱한 사업을 하는지 답답하고

    아쉬웠다.

     

    과연 두꺼비들이 인간의 생각대로 움직여줄지 알 수 없기도

    하고, 인간의 생각대로 되어 두꺼비 개체수가 갑자기 늘어난다면,

    위의 사례들에서 일어난 부작용들은 없을지 모르겠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인간의 관점에서 동물의 문제를 보지 마라.

                                (제인 구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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