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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익스피어의 비극 〈햄릿〉독서 2025. 11. 28. 20:03

고등학교 시절, 대부분 학생이 외웠을 이 문장.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세익스피어의 비극 〈햄릿〉에 나오는 너무 유명한 문장이다.
햄릿이 아버지를 죽이고 왕이 된 후 어머니까지 아내로 삼은 숙부 클로디어스를 죽이지 못하고 망설이는 자신의 우유부단한 처지를 자조적으로 한탄하는 말이다.
3막 1장에서 햄릿의 내면적 고뇌를 가장 잘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고 이 연극의 기승전결의 전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남학생들이 주로 외우고 다녔을 또 하나의 유명한 문장.
“Frailty, thy name is woman!”
(“약한 자여, 네 이름은 여자로다!”)
이 말은 어머니가 아버지를 죽인 숙부와 두 달도 못 되어 결혼하자 어머니가 아닌 여성에 대한 의문으로 한 말이다. 즉 너무 쉽게 변하는 여자의 사랑과 정조 그리고 윤리에 대한 깊은 의문과 비판을 나타내는 햄릿 자신만이 아닌 남자의 처지에서 바라보는 여성에 대한 일종의 비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필리아의 오빠 레어티즈는 동생과 아버지의 원수인 햄릿에게 독 묻은 칼로 상처를 입히고 자신도 햄릿에게 상처를 입고 쓰러진다. 죽어가는 레어티즈는 모든 것이 클로디어스의 음모였음을 고백한다.
햄릿은 독이 묻은 칼로 숙부 클로디어스를 찔러 죽이고, 독이 든 술을 마시게 한다.
햄릿 역시 독에 중독되어 쓰러지고, 친구 호레이쇼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라고 부탁하며 숨을 거둔다.
〈햄릿〉은 이렇게 끝난다. 햄릿 왕자, 어머니, 사랑하는 오필리아, 오필리아 오빠와 아버지, 숙부 주요 인물이 다 죽는다.
일상생활에서 행동형인 사람은 돈키호테형이라고 말하고 우유부단한 사람을 햄릿형이라고 말하듯, 햄릿 왕자는 아버지의 원수인 숙부를 죽이지 못하고 갈등하고 고민한다.
아버지의 유령이 나타난 복수를 부탁하지만, 복수와 도덕성 사이에 갈등하고 고민하며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사이에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을 잉태하고 비극으로 끝나게 된다.
우리도 일상생활에서 그런 갈등과 고민에 빠질 경우가 있다. 직장에서 동료나 상사가 자신을 갈구거나 무시할 때 들이받을 것인지 말 것인지 망설이며 스트레스만 잔뜩 쌓인 채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경험을 하지 않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할 것이다.
햄릿은 죽느냐 사느냐의 깊은 갈등에 빠지는데 그 이유는 복수도 하지 못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야 할지 아니면 죽음으로 고통을 끝낼 것인지, 삶과 죽음 사이에서 고민하는 근원적인 문제라고 할 것이다.
햄릿은 숙부를 속이려고 미친 척하지만 때때로 진정한 광기와 과장된 광기의 경계를 넘나든다. 사랑하는 오필리아를 대할 때도 과장된 광기로 그녀에 대한 속내를 숨긴다. 광기와 현실 사이의 모호성에 빠지게 될 때, 광기를 연기하다가 진짜로 광인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숙부 클로디어스도 연극 ‘쥐덫’을 보다가 현실과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대해 그 경계를 짓지 못하고 당황하게 된다.
〈햄릿〉에서 비극은 결국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로 귀결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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