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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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과 변상일의 GS칼텍스배새와 나무 2023. 7. 24. 11:30
2000년 국수전에서 루이나이웨이 9단은 세계 3위 유창혁, 세계 1위 이창호를 꺾고 결승에 올라 세계 2위 조훈현 9단 에게 2대1로 승리해서 세계 최초로 남녀 통합 전에서 우승 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그 후 이 기록은 전설로 남았고, 아직까지 여자 기사 중 누구도 이룩하지 못한 전인미답의 길로 남아있다. 올해 삼성화재배에서 최정이 신전서와 결승에서 만났을 때 사람들은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졌지만 세계 최강 신진서에게 역부족이었다. 그리고 다시 국내기전이기는 하지만 GS칼텍스배에서 이번에는 최정과 변상일이 다시 만났다. 바둑 팬들은 다시 한번 이번 대전에서 혹시나 하는 기대를 하며 지켜보게 되었다. 순위에서는 최정이 한참 밀리고 있지만 삼성화재배 4강에서 변상일을 꺾은 기록이 있어 바둑 팬에게 더욱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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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일 제14회 춘란배 기쁨의 눈물새와 나무 2023. 7. 20. 14:44
변상일의 외모는 치열한 바둑에서 승리를 위해 결사적으로 나서는 모습과는 사뭇 다른 욕심 없는 선비 같은 모습으로 보인다. 그래서였을까? 삼성화재배 4강 전에서 최정과 바둑을 둘 때 자기 잘못을 알고 자학하는 모습은 그의 여린 성격을 잘 보여주는 장면 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간 변상일은 세계대회에서 중국 기사들과 만나면 이상하리 만치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국내에서 2-3위를 넘나드는 실력이라면 중국 선수들에게 그렇게 쉽게 무너져서는 안 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드디어 변상일이 제14회 춘란배에서 리쉬안하오를 2대 0으로 이기고 프로에 입문한 자 11년 7개월 만에, 정말 드디어 세계대회에서 우승했다. 올해 세계대회에서 신진서는 좀 부진했다. 란커배에서 승승장구 하다가 결승에서 구쯔하오에게 1대 2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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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스 요나손의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새와 나무 2023. 7. 13. 16:52
세계 각국에서 800만 부가 넘게 팔렸다는 이 소설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TV에서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가 작품성이 반드시 좋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그런 드라마가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이 현실이다. 이른바 막장 드라마라고 불리는 작품들에서 논리적으로 아니면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내용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모으고 또 그런 드라마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마치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만 많으면 귀족이 되고, 지체 높은 사람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소설에서 알란 엠마뉴엘 칼손이라는 주인공은 슈퍼맨 같은 활동을 한다. 스페인 내전에서 프랑 코 총통과 친구가 되고, 트루먼 대통령, 소련의 핵물리학자 유리비치 포포프와도 친구가 되고, 아인슈타인의 바보 아들 레르 베르트도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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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 농장」새와 나무 2023. 7. 11. 16:15
매너 팜 농장의 주인 존스는 동물들을 가혹하게 혹사하고 최대의 이익을 얻기 위해 먹이조차 배부르게 주지 않는다. 동물들이 말을 듣지 않으면 폭력 사용도 마다하지 않는다. 올드 메이저의 동물들을 일깨우는 연설을 들은 후 동물들은 반란을 일으켜 존스를 쫓아내고 동물들에 의한 자립 농장인 동물 농장을 설립한다. 나폴레옹을 지도자로 선출하고, 일곱 개의 계명도 만들어 민주적인 농장 운영을 시작한다. 권력의 달콤함을 맛본 나폴레옹은 동물들을 선동하며 동료인 스노볼을 농장에서 쫓아낸다. 자기 행동을 견제할 동료가 사라지자 나폴레옹은 처음 세웠던 계명들을 수정하거나 아예 없애버리며 동물 위에 군림하기 시작한다. 달콤한 혹은 위협적인 말로 동물들을 선동하고, 억압하며 주인 존스가 누리던 인간의 생활을 흉내 낸다.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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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소설 「부석사」새와 나무 2023. 5. 31. 19:44
“부석은 무량수전 뒤에 있다는 군요. 정말로 돌이 떠 있는지 ...... 실과 바늘이 드나들 만큼 두 개의 부석 사이가 떠 있다는데.” 이 말속에 단편소설 「부석사」에 대한 의미와 결말 그리고 p와 여자에 대한 관계를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하는 남자 p(앞부분에 나온 p와 뒷부분에 나온 p가 같은 사람이라고 보기에는 두 사람이 같은 오피스텔에 살면서도 서로 모르는 사람처럼 행동하니까 아닌 듯)는 다른 여자와 결혼했고, p와 사귀던 k라는 여자도 다른 남자와 결혼 하자 그도 다른 여자와 결혼했다. p가 남의 밭에서 상추를 훔치는 장면을 여자가 발견하면서 겨울이 올 때까지 암묵적으로 동의하면서 채소를 나누어 가지면서 서로 알게 되었다. 1월 1일 여자는 뜬금없이 남자에게 부석사에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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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주·윤영철 투수의 빠름과 느림의 미학새와 나무 2023. 5. 23. 17:04
현역 프로야구 투수 중에서 가장 호쾌하게 공을 뿌리는 선수는 김광현 선수라고 할 수 있다. 88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공을 뿌리는 모습은 일품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분야에서 보통 선수가 오를 수 없는 수준에 올라 자신의 몸을 조절할 수 있을 때 그 모습은 아름답다. 우리나라 투수 중에서 현재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선수는 한화의 문동주 선수다. 160km∕s 의 최고 구속을 가지고 있다. 2023 WBC 야구대회에서 우리나라는 예선 탈락이라는 저조한 실력을 보여주었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말처럼 일본과 한국 투수의 현격한 차이는 야구를 시청하는 우리 나라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일본 투수들은 150km 이상을 던지는데 우리나라 투수들의 구속은 140km 정도를 넘나들 뿐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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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순태 단편소설「늙은신 어머니의 향기」새와 나무 2023. 5. 21. 13:22
‘아파트 현관문을 따고 들어서자 어머니 냄새가 포연(砲煙) 처럼 훅 기습해 왔다. 나는 역겨움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표정이 납작하게 일그러졌다. 냄새는 순식간에 공격하듯 온몸에 달라붙었다. 어머니 냄새는 너무도 강렬해서 질식할 것만 같았다.’ 이 악취 때문에 아내는 일주일째 혼자 사는 언니 병구완을 한다는 핑계로 집에 돌아오지 않고 있다. 화자의 아내는 시어머니에게서 두엄 썩는 냄새, 제초제 냄새를 맡는 것 같아서 식욕도 떨어지고, 머리가 아파서 병이 날 것 같다고 한다. 심지어 바이러스 같다고 싫어하는 정도를 넘어 두려움 을 느끼고 있다. 어머니가 노인정에 가 있는 동안 나는 모든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킨다. 하지만 어머니의 냄새는 사라지지 않는다. 아내는 어머니의 진원지가 어머니의 욕심 때문이라고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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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의 단편소설 「화장」새와 나무 2023. 5. 19. 12:24
화자인 오상무의 아내가 2년 동안 뇌종양으로 앓다가 죽었다. 건강했던 아내가 뼈와 가죽만 남은 채 죽어갈 때까지 과정을 바라보는, 나는 통증으로 신음하는 아내 못지않게 신체적 정신적으로 심한 고통을 온몸으로 견디고 있다. 나는 전립선염으로 스스로 오줌을 배설하지 못하고 이비인후과에 가서 도뇨관을 삽입해서 해결해야 한다. ‘간호사가 성기 쪽으로 고개를 숙이고 성기 끝 구멍을 두 손가락으로 벌렸다. 간호사가 그 구멍 안으로 긴 도뇨관을 밀어 넣었다. 도뇨관은 한없이 몸 안으로 들어갔다.’ 나(오상무)는 아내의 처절한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방관 자다. 죽음을 앞두고 죽어가는 환자를 둔 보호자들이 그렇듯이. ‘아내는 발작적인 두통을 호소하며 먹던 것을 뱉어냈고, 시퍼런 위액까지 토해 놓고 정신을 잃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