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적멸
    2018. 3. 5. 14:18


        적멸

     

     

    해남 두륜사 아래

    찻집에서

    다관 두 개

    해조문에 찻물이 스며 나오는

    다관 주둥이를

    자르듯 뭉텅 깨뜨린

    동반자가

    또 일 저질렀어.”

     

    또 언젠가는 깨질

    백자 다관에

    물을 따라놓고

    나가며

    한 번 더 따라 마셔

    다관을 비우고

    한참 지나

    펄펄 끓는 물을 식혀

    다시 부어

    우려낸 차를 마신 후

    아내가

    밤늦게 돌아와

    더운 물로

    우려낸 걸 모르고

    다시 물을 채웠다

     

    멀건 차를 다시 마시며

    나는

    감히

    적멸을 꿈꾸었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와온 바다   (0) 2018.04.09
    4월 시  (0) 2018.03.29
    겨울안개  (0) 2018.03.05
    3월의 시  (0) 2018.03.01
    담배 피는 여자  (0) 2018.02.12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