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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촌과 귀농
    시골집 2018. 7. 1. 22:29


    귀촌과 귀농

     

     

           남자들은 직장생활이 지치고 힘들 때 푸념하듯이 말한다.

       “나도 나는 자연인이다처럼 살고 싶다.”

       누구에게 간섭이나 억압을 받지 않고 먹고 싶으면 먹고, 자고 싶으면 자면서 유유자적 하며 살고 싶은 마음은 어쩌면 긴장과 빡센 일상을 사는 사람들의 작은 바람일지도 모른다. 꿈이나 바람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사전에 해결하거나 준비해야 할 일이 있다.

     



                                                 (루비나 루벨라아트 보석보다 더 붉은 보리수 열매)

     

       맨 처음 해결해야 할 일은 가족 특히 아내의 동의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도시에서 의식주 걱정하지 않고 아내가 해 주는 음식, , 아파트에서 살다가 낯선 시골에서 혼자 산다는 건 자뻑을 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때문에 부부가 함께 시골에서 지내지 못하고 남자 혼자서 생활한다는 것은 귀양살이와 별반 다를 게 없을 것이다. 시골에서 대화를 할 사람도 없으니까. 아내가 동의하지 않은 귀농이나 귀촌은 거의 실패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도시에 살던 여자들이 시골에 내려와서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고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도시에서 볼 수 없었던 파리, 모기, , 그리고 여자들이 보기만 해도 까무러질 정도로 놀라는 쥐까지 감당하며 사는 일은 웬만한 결심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여행으로 잠깐 시골에 가서 겪는 생활은 일상이 배제된 그야말로 수박 겉핥기식 달콤함 체험에 지나지 않는다. 귀농은 더욱 어렵고 귀촌도 만만한 일이 절대로 아니다. 아내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올해는 살구가 많이 열렸다)


       두 번째로 생각해야 할 일은 어디로 갈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지역에 따라 집이나 땅을 구입해야 할 비용이 달라질 테니까. 집에서의 거리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나의 경우는 도시에서 시골까지 거리는 차로 30분 남짓 걸린다. 거리가 너무 멀면 오갈 때 피로하고 기름 값도 생각해야 하니까 너무 멀지 않을 곳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

     


    (장마가 온다고 해 잔디를 깎았다)



        세 번째로 해야 할 일은 귀농이든 귀촌이든 집을 마련하는 일이다. 귀농을 해야 한다면 무얼 할 것인지 결정하고 거기에 따르는 비용을 계산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고, 그냥 귀촌을 한다고 해도 살 집은 있어야 하니까. 또 잡지에서 보는 세련되고 깨끗한 환경을 갖춘 집에서 살려면 거기에 투자해야 할 비용은 그렇게 만만치 않을 것이다. 나머지 것들은 부차적인 것들이니까 귀촌해서 한 가지씩 해결하면 될 것이다

     


    (소나무 새 순을 잘랐다)


       귀농이 아닌 귀촌을 하고 싶다면 주말 귀촌을 권하고 싶다. 내 경험을 말하자면 십여 년 전에 시골에 집을 구입했다. 주말에만 시골에 가서 지낸다. 그렇게 되면 도시 생활과 시골 생활을 번갈아가며 할 수 있으니까 여자들도 반대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집은 원래 모양 그대로 두고 마루, 주방, 화장실을 수리하고, 필요 없는 창고와 건물을 허물어 마당으로 만들고 잔디를 심었다. 집을 좋게 수리하려면 돈이 많이 들어가니까 최소로 수리하고 생활한다. 집에 조경할 나무들은 5일장에 가서 한두 그루씩 작은 나무를 사다 심었다. 한두 해 지나면서 나무들이 자라고 잔디도 자라를 잡았다.

     

    (자목련은 두 번 핀다. 사월과 6월 말에 핀다.)


        뒤뜰에는 차나무, 앞 텃밭에는 사과나무, 복숭아나무, 감나무, 대추나무, 매실나무, 석류나무, 키위나무, 살구나무, 보리수나무 등을 심었다. 나무들은 심고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면 잘 자라 때때로 맛있는 과일을 선물해 준다.

     

     (사과가 부지런히 자라고 있다.)  

     

      귀농이나 귀촌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면 마음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차근차근 준비해서 실패 없는 쾌적한 시골 생활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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