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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과 민박
    그곳에 가면 2019. 11. 11. 14:52



    여행과 민박

     

     

                       여행은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사람들의 로망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에는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국내 여행은 심리적 육체적으로 해외여행보다는 편안한 느낌으로 다닐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고 하더라도 하루에 다녀오는 여행이 아닌 조금 멀리 떨어진 곳이라면 잠을 자는 것이 걱정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여유가 있어서 호텔에서 잠을 자는 경우가 아니라면 잠자리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호텔이나 괜찮은 모텔은 매일 이불 홑청을 새로운 것으로 갈아주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남이 사용한 걸 다시 사용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찝찝한 마음을 어쩔 수 없다. 때문에 여행에서 제일 불편한 점은 숙박이라고 할 수 있다.

     

       청송을 여행할 때 처음으로 민박을 이용하게 되었다. 새벽에 주산지를 보려면 아무래도 주산지에 가까운 곳에서 잠을 자는 것이 편리할 것 같아서 전화로 예약을 하고 갔다. 민박도 이불 홑청을 매일 갈아줄 것 같지 않아 집을 나설 때 두 장의 얇은 이불을 가지고 갔다. 그 이불을 깔고 덮으니 이불 문제는 해결할 수 있었다. 민박집에는 나이든 부부와 다른 한 부부와 함께 자게 되었다.

     

       작은 한옥이었는데 작은 거실을 중심으로 방과 화장실이 자 형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문제는 화장실 한 개를 공동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방과 방이 가까워서 화장실을 갈 때 신경이 무척 쓰여 조심스러웠다. 방을 예약할 때 주인이 미리 고지를 해주었지만 역시나 불편했다. 새벽에 화장실에 갔을 때 화장실 문을 밖에서 두 번이나 두드리니 편안히 사용할 수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따로 사용할 쓰레기통, 수건 한 장, 물 한 병도 따로 제공하지 않았다. 만약 수건이나 세면도구를 따로 준비해 가지 않았더라면 낭패를 보았을 것이다.



       내가 생각했던 민박은 주인과 커피라도 한잔 나누며 잠시라도 그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각자가 살면서 겪고 느끼는 이야기, 그게 사람의 향기 일 테니까. 청송이 사과가 많이 나는 지역이니까 사과라도 한쪽씩 나누어 먹으며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주인과 아주 잠시 인사를 하고 방으로 들어와야 했다. 민박에 대한 작은 소망이 허망하게 끝나고 말았다. 작은 방에 갇혀 잠이나 자고 나오려니 차라리 조금 멀더라도 모텔에서 잠을 자는 게 나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민박집을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다음 만나는 민박집에서는 주인과 같이 앉아 커피라도 한잔씩 나누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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