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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교수 칼럼 읽기의 불편함산문 2020. 2. 12. 20:06
기생충 교수 칼럼 읽기의 불편함
영화 ‘기생충’이 영어권 사람들의 전유물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그리고 최고 권위라고 하는 작품상까지 수상했다. 아쉬운 점은 4개 부분 수상에도 불구하고 배우 부분에서는 단 한 개의 상도 수상하지 못한 건 아직도 비영영어권 영화에 대한 차별로 인식되기는 하지만.
우리 영화가 세계인들에게 기생충에 대한 단어의 의미를 깊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된 것 같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진즉부터 기생충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각인시킨 저명한 교수가 있다. 대학교수인 이 분은 경향신문에 다른 사람에게는 추종불허의 칼럼을 써서 기생충 교수보다는 글 잘 쓰는 사람으로 더 유명하다. 그 분은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두 대통령이 상식과 보편성이 결여된 말과 행동을 할 때 그걸 무척이나 재미있게 희화해서 글을 쓰는 이른바 반어법의 대가이시다.
다른 사람들이 사회의 음지에서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는 사람들을 위한 글을 쓸 때 이분은 오로지 대통령만 상대해서 글을 쓴다. 부당하게 행동하는 대통령을 견제하려는 새로운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지금도 대통령과 청와대를 향해서 호령하고 훈수하고 계시는 중이다.
우선 이분이 ‘문빠’라는 말을 자주 써서 나 같이 언어 상식이 부족한 사람으로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전을 찾아봤다. 하지만 문파라는 단어는 있었지만 그 말에 대해서는 찾을 수가 없었다. 저명한 분의 탁월한 언어 선택에 체증이 걸린 듯 답답해서 인터넷을 검증해 봤다. 나무위키에 이렇게 나와 있었다.
문빠는 열렬한 지지를 뜻하는 "빠"와 문재인 대통령을 뜻하는 "문"이 합쳐진 신조어로 문재인 대통령의 극단적 지지층 또는 그 현상을 가리키는 비속어이다.
본래는 일베저장소, 박사모 등과 같은 커뮤니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와 팬덤을 비하하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저명하신 교수님이 일베 용어를 쓰다니. 그래서 문파라고 쓰지 않고 ‘문빠’라고 썼던 것 같다. 기왕이면 인용된 곳까지 썼더라면 이해하기가 쉬웠을 텐데. 혹시 이 분도 일베인가라는 의심을 해 본다. 뒤에 나오겠지만 이분은 스스로 친일파라고 고백하신다. 참 대단한 용기를 가진 분이다. 이 시점에 그런 용기를 가졌다니!
'지난 9월 말(참고-1918년)기준 통합재정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인 26조5000억원. 그런데도 경제 상황이 어려워 연말까지 계속 돈을 써야 한다니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세계 경제사의 혁명이라 할 소득주도성장이 성공적으로 시행되고 있음에도 왜 경제가 어려운지 모르겠지만, 설령 어려운 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재정을 무한정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째서 지난 대통령들 때의 재정적자 증가 비율 수치는 없을까. 그것도 가져다 썼으면 훨씬 객관성도 있고 비교하기도 쉬웠을 텐데. 왜 지난해 수치만 썼을지 의문이다. 참고로 IMF에서는 한국이 긴축재정을 하지 말고 좀 더 확대재정을 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는데 이분께서는 긴축재정을 하라고 훈계하신다. 일자리가 줄어들고 서민들이야 죽든지 말든지 그냥 놔두라는 의미인 듯하다.
먼저 국민연금을 보자. 현재의 국민연금은 개인이 내는 돈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연금을 받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런 추세라면 퇴직자가 많아지는 2050년에는 기금이 고갈돼 국민 세금으로 연금을 지급해야 한다.
기생충 교수님은 대단히 미래지향적인 생각을 가진 분이시다. 2019년에 30년 후까지 걱정하고 계신다. 설마 30년 동안 개선책이 나오지 않을라고. 지금 적자가 나서 세금으로 지원하고 있는 군인연금이나 공무원연금에 대해서는 왜 말이 없으실까? 교수라서?
'2018년 한 해 동안 3조2625억원의 적자가 났는데, 건보재정이 적자로 돌아선 것은 무려 8년 만의 일이다. 적자 규모가 원래 예상보다 두 배를 넘는 것도 심각한 일인데, 이대로라면 2019년엔 더 큰 적자가 예상이 되고, 20조원이 흔적도 없이 증발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참으로 걱정이 많은 분이다. 그간 돈이 없어서 죽어간 사람들 그리고 병원에 가지 못한 사람들은 서 교수처럼 부자가 아닌 서민층이다. ‘문재인 캐어’로 인해 그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생각한다며 어찌 그리 야속한 말씀을. 해결할 방법은 간단하다. 지역건강보험에 가입한 사람들은 소득과 재산 심지어 자가용까지 계산해서 건강보험료를 내고 있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도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해마다 남아서 앞으로 백 년 동안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는 전북 고창 출신의 이성윤을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해 총장을 견제하게 했는데,
'우리사회에는 약자와 여성 그리고 전라도를 비하하는 집단이 있다. 이분도 그런 생각들 가진 듯하다. 이 분이 여성에 대해서는 지극정성으로 편을 들기는 한다. 이 분이 전라도에 대해서 차별적인 생각을 가지지 않았다면 서울중앙지검장이 전북 출신이라는 것을 굳이 밝혀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 다른 지역이어도 그렇게 썼을지 의문이 생긴다.'
'2000년 도입된 인사청문회는 장관에 뜻은 있지만 청렴한 삶을 살아오지 못한 이에게 눈엣가시였다. 수많은 이들이 이 덫에 걸려 낙마했고, 제도가 정착되면서 어지간한 사람이 아니면 장관을 꿈도 못 꾸는 상황이 됐다.' (조국 정 법무장관을 비판하며 쓴 글 중에서)
이 주장이 사실일까?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당시 장관들은 교수님의 주장처럼 청렴한 사람들이었을까? 이명박 대통령 때 장관후보자가 되기 위해서는 4대 필수과목이 있었다. 병역비리, 세금탈루, 위장전입, 부동산투기를 한 사람이었다는 건 팩트였다. 과장이 심하고 일방적인 글은 독이 될 수 있다.
'시위를 민주주의의 꽃이라 보는 이도 있겠지만, 사실 시위야말로 시대착오적이고 비효율적인 행위다. 날도 더운 여름에 촛불을 들고 서 있는 것도 어이없지만, 가장 큰 비효율은 시위장소 주변 길이 막히는 것이다. 그 인근에서 약속을 했다가 늦는 바람에 발을 동동 구르던 기억, 다들 한 번씩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승만 정권 시절 이후 시위를 통해 민주주의를 확립한 나라이다. 죽음을 무릅쓰고 물대포, 최류탄, 곤봉을 맞고, 끌려가 고문을 받은 분들의 덕택으로 지금 서 교수께서 대통령이나 청와대를 마음껏 조롱하는 글을 쓸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사람들이 시위를 할 때 교수님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것을 염려해서 고상하게 글을 써서 세상을 훈계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경제전쟁이 일본보다 우리에게 더 큰 손해를 입힐 것은 확실하다. 그래서 난, 정부가 자존심을 잠시 접어두고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련다. 이러면 내게 어떤 말이 쏟아질지 잘 알고 있기에, 미리 얘기한다. 그래, 나 친일파다.이런 글이 어떻게 경향신문에 실릴 수 있는지 의문이다. 일본이 우리나라 경제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를 쓰러뜨리려고 일방적인 수출규제를 했다. 우리가 여러 차례 대화를 제의했지만 깡그리 묵살한 건 일본이었다. 우리는 국민이 다 같이 극일을 외치며 ‘독립운동은 못했어도 일본상품을 불매한다’라는 생즉사의 각오로 단결하고 있을 때 저명하신 교수는 일본을 나무라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좀 더 자세한 건 경향신문에서 이 분의 글을 읽어보면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극일 할 테니 교수님은 친일 많이 하세요. 일본 관광도 가고, 일본 상품도 애용하세요.”
한 가지 더, 서 기생충 교수는 마음껏 대통령을 깐다. 대통령에게 보복을 당할 것은 염려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일까? 하지만 검찰에 대해서는 무척 호의적인 글을 쓴다. 왜 그럴까? 검찰을 비판했다가 조국 전 장관처럼 자신은 물론 가족, 친척까지 70군데 이상 압수수색을 당하고 피의자 조사도 받지 않고 기소당할 것이 겁이 나서 그러는 것일까?
서 기생충 교수님의 글에 대해서 비판을 하자면 그분의 어법을 빌려 말하자면 언뜻 떠오르는 것만 해도 2만 가지가 넘겠지만 그만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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