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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부부의 세계영화. 드리마 2020. 4. 2. 12:42
드라마 부부의 세계
“당신 여자 있어?”
선우가(김희애)가 남편 태오(박해준)에게 깨진 유리 위에 맨발로 서서 피를 흘리듯 아픈 자신의 감정의 억누르며 묻는 말이다.
“미안해. ……순간적으로 젊은 여자에게 빠진 것 같아.”
남편이 머뭇거리며 이렇게 말하기를 기대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펄쩍 뛰며 아니라고 한다. 선우가 이미 태오와 여경(한소희)의 사랑(불륜) 다 알고 있는데.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솔직하게 고백하고 용서를 빈다면, 자신이 이룬 사랑 그리고 일상과 주변사람과의 관계를 깨지 않기 위해 남편의 행동을 용서하려는 마지막 결심까지 산산조각 내버리는 태오.
병원 부원장이라는 성공한 삶, 완벽하다고 믿었던 남편, 착한 아들을 둔 견고한 행복을 성취한 중년에 찾아온 남편의 배반.
선우가 남편의 배신에서 느끼는 분노와 슬픔을 완벽하게 복수할 것인지? 아니면 관계와 일상의 인연들이 깨지는 것에 대한 부담으로 주저하며 언제까지나 남편의 거짓된 사랑을 모른 척 하며 혼자 속앓이를 하며 살 것인가?
폭발하는 감정을 억제하며 아들과 남편이 야구를 하러 가도록 배려하는 결정이 앞으로 드라마의 전개와 결말에 대한 추측을 가능하게 하는 건 아닐까?
연애가 사랑의 유토피아라면, 결혼은 사랑의 무덤이라고 해야 할까?
지선우의 역할을 하는 김희애가 분노, 기쁨, 평정 등의 감정을 변화를 섬세하게 연기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이 드라마에 몰입해 보는 것도 일상의 작은 즐거움이 아닐지? 결혼이라는 족쇄에 묶여 때로는 멋진 사랑에 대한 일탈을 꿈꾸지만 차마 그러지 못하는 다수의 소시민들에게 대리만족은 때로 치유의 기회가 될 수 있으니까.
사람들은 결혼을 하고 살아가며 힘들고 지칠 때 이런 생각 한 번쯤은 하지 않을까?
“사람에게는 사랑이 필요하다. 결혼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일랜드의 시인이자 소설가 오스카 와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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