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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빌리 엘리어트」영화. 드리마 2020. 5. 31. 14:20
영화 「빌리 엘리어트」
춤출 때 어떤 기분인지 묻는 무용학교 면접관의 말에 빌리는 이렇게 대답한다.
“잘 모르겠어요. 그냥, 기분이 아주 좋아요. 한번 추기 시작하면 모든 것을 잊어버려요. 모든 게 사라져 버려요. 제 몸 전체가 변하는 게 느껴져요. 몸에서 불꽃이 일어서 새처럼 날아갈 것 같아요. 전기가 오는 것처럼요.”
11살 어린이가 춤을 추면서 느끼는 감정을 이렇게 표현한다는 것은 빌리 엘리어트가 춤을 얼마나 좋아하고 심취하는지 표현해 주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그처럼 전기에 감전이라도 된 듯 극한 감정에서 자신을 잊어버리고 새가 된 듯 날아오르는 경지에 이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렇게 춤에 대한 열정을 가진 빌리가 크리스마스이브에 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 빌리의 아버지는 광부들이 파업 중이어서 어려운 처지에 있음에도 아들을 적극 지원하기로 결심한다. 빌리의 형이 강력하게 반대하는 것을 무릅쓰고. 런던 국립무용학교의 면접 보기 위해 런던으로 가는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죽은 아내의 액세서리까지 전당포에 맡기고 빌리와 같이 런던으로 간다.
빌리의 춤에 대한 뛰어난 소질을 알아본 사람은 영국 북부의 더럼주 에버링턴 탄광촌에서 아이들에게 무용을 가르치는 윌킨슨이라는 선생이었다. 늘 담배를 입에 물고 왠지 정숙해 보이지도, 무용에 대한 소양도 없어 보이는 허름한 술집의 주인처럼 긴장감도 없어 보이는 펑퍼짐한 몸매를 가진 그가 빌리를 한눈에 알아보고 성공시키기 위해 빌리의 가족과 다툼을 벌이면서까지 후원하려고 한다. 한 어린이의 성공에는 어린 시절 그를 알아보는 선생이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이 영화에서 심리적인 묘사도 뛰어난 몇 장면이 있다. 윌킨스 선생과 빌리가 벌이는 빌리가 장래에 대해서 서로의 격한 감정을 드러내며 다투는 모습, 빌리의 아버지가 아내의 유품인 피아노를 때려 부수고 벽난로에 던져 넣고 가족들이 난로 곁에 둘러앉았는데 끝내 오열하는 장면, 런던의 무용학교에서 면접 결과를 알려주는 편지가 오자 가족들은 편지를 개봉하지 않고 식탁 위에 놓고 빌리가 학교에서 돌아올 때까지 초조하게 기다리는 모습. 빌리가 돌아와 자기 방에 들어가 편지를 개봉한 후 감격에 겨워 울고 있을 때 한참이나 빌리가 나오지 않자 체념한 듯 담배를 피우다가 그를 위로하러 들어갔을 때 합격이라고 말하는 빌리. 또 마지막 장면에서 빌 리가 성공한 무용수가 되어 무대에서 힘차게 비상하는 모습과 빌리의 아버지와 형이 파업이 철회되고 철망이 처진 엘리베이터를 타고 막장으로 들어갈 때의 막막한 표정. 이런 장면들이 이 영화에서 재미를 더해준다.
이 영화를 보며 지금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면 아이의 소질이나 능력 그리고 가장 중요한 어른이 되었을 때 행복하고 만족감을 가진 사람을 고려하지 않고 오직 부모의 관점에서 아이들 관리하고 있다는 생각을 저버릴 수 없다. 부모의 관점에서 어른이 된 인간이 메마르고 피폐한 삶을 살게 될 때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빌리 엄마가 죽으면서 아들에게 남긴 편지에 남긴 말.
Always be yourself
빌리는 엄마의 유언대로 자신이 좋아하는 무용을 선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빌리 엘리어트에서 나오는 음악도 영화를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는 재미를 선사한다.
빌 리가 윌킨스 선생님과 흥겹게 춤을 출 때 나오는 신나는 음악은 'I Love Boogie'라는 곡이라 하고.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버지 앞에서 반항하듯 호소하듯 발레를 할 때 나온 음악은 ‘Dancing for Dad’라는 곡이라 하고, 마지막 장면 빌리가 비상하며 나오는 ‘백조의 호수’도 영화를 즐겁게 볼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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