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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나리’와 미나리영화. 드리마 2021. 4. 3. 14:37
얼음 속에서도 질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가
봄이 되면 파릇하게 돋아나는 질긴 생명력과 강인함을
가진 미나리.
시골 미나리꽝의 예전 모습이었다. 지금은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여 겨울에도 탐스러운 미나리를 식탁에서 만날 수
있다. 이른 봄 풋풋한 향을 지니고 우리 곁으로 오는
미나리는 우리의 정체성과도 많이 닮았다.
영화 ‘미나리’는 제목에서 암시하듯이 질긴 생활력을 가진
우리나라 사람들이 미국으로 이민간 후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다.
이 영화가 미국에서 특히 주목을 받는 이유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인들에게는 자신들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흥미로운 영화이기 때는문일 것이다.
미국이라는 낯선 사회에서 범죄 조직이나 폭력 혹은
마약이 아닌 건전한 삶의 방식으로 열심히 살아보려고 하는
가족의 이야기. 그렇지만 결코 녹록하지 않은 삶의 방식이
사실적으로 드러난다.
할머니와 손자, 남편과 아내의 각기 다른 가치관, 종교에 대한
다른 해석 등으로 갈등하고 불화 화는 모습이 종합적으로 나타난다.
특히 손자와 할머니의 부조화가 이 영화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를 보며 예전 ‘집으로’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할머니를 처음 대하는 손자의 거부와 반항이 ‘미나리’에도
나타난다.
생소하기만 한 할머니의 말과 행동을 낯설어하며 저항하는 손자, 그런
손자의 행동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이 신념대로 손자와 거리를
좁혀가서 할머니. 결국 할머니를 이해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할머니에게
마음을 주고 손을 내미는 손자. 미국 할머니와 전혀 다른 할머니의 모습에
미국인은 흥미와 감동을 받을 수 있을 듯하다.
우리에게는 익숙한 풍경이지만 미국 사람들에게 신선하고 새로운 자극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낯선 것은 때로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것으로
다가오니까.
할머니의 뇌출혈 후유증으로 빚어진 실수로 남편이 모든 것을 걸고
애써 지은 농산물을 불태운 후 아내와 남편은 갈라서기 직전에 화해하게
된다. 그렇지만 도시에서 살고 싶은 아내와 깡촌 시골에서 농사로
성공하려는 남편의 갈등은 잠시 휴전 상태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할머니가 심장병을 앓고 있는 손자에게 붙여준 ‘스트롱 보이’라는 별칭처럼
점점 좋아지고 있는 손자처럼 가족의 갈등도 해결되지 않을까?
‘미나리’가 국제 영화제에서 많은 상을 받으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큰 관심을 주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신의 관심이나 성향과는 무관하게 외국에서 관심을
받았을 때 재평가하고 동참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남편으로 나온 스트브 연은 ‘버닝’에서 강남 반포에서 황금수저로 살면서도
무미건조한 삶에 방황하는 모습을 연기했던 것과 반대로 진지한 연기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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