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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영화. 드리마 2021. 4. 7. 11:24

     분당 옆 동네 평당 5백만 원 집에 갇힌 아이들

     

     

    누구나게나 반짝이는 유년이 있지만 어른이 되면 그걸 잃어버리고

    산다. 순수하고 맑았던 영혼으로 살았던 유년은 나이를

    먹으며 오염되고 탈색되어 희미하게 박제된 채로 처박혀

    있다. 그러다가 문득 잃어버렸던 유년을 되살릴 수 있는

    장면을 만날 때가 있다. 책을 통해서 아니면 영화를 통해서

    아니면 현실에서 아이들을 통해서.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에서 잃어버렸던 유년을

    다시 만났다. 순수하고 영롱하고 여린 새싹 같은 아이들의

    행동과 생각을 보며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다. 아이들을

    소재로 한 여러 편의 영화를 보았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요’,

    풍금 소리’ ‘책상 서랍 속의 동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온전히 아이들이 관점과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지소는 한 달 후 생일에 아이들을 초대하여

    생일잔치를 하겠다고 선생님과 약속했다. 그렇지만 지소는

    아빠가 가출한 후 동생 지석, 엄마와 함께 비좁고 작은 피자 트럭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 모습을 친구 채랑에게 들키게 되고, 창피해서

    결별하자고 하지만 착한 채랑은 친구가 되자고 한다. 지소는 하루빨리

    집을 마련해야 한다. 부동산소개소 앞을 지나다가 평당 500만 원이라는

    잔디가 깔린 빨간 지붕의 단독주택을 발견한다. 채랑에게 평당이 어디에

    있느냐고 묻는다. ‘천당 위 분당이라는 어른들의 판단을 알지 못한다.

    분당 옆에 있는 동네일 것이라는 기발한 채랑의 대답에 한껏 부푼다.

    하지만 500만 원이 없다. 그런 지소의 마음을 알아주듯 개를 찾아주면

    500만 원을 준다는 전단지를 본다.

    잔뜩 기대를 하고 전화 하지만 개를 이미 찾았다는 주인의 답에 채랑은

    화를 낸다. 지소는 개를 훔쳐 주인에게 500만 원을 받기로 결심한다.

    여기에서부터 이 이야기는 아이들의 반짝이는 모습을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지소, 채랑, 지석은 잘 짜여진 드림팀이다. 마음만 앞서가는 지소와

    채랑에게 현실적인 문제를 툭툭 던지는 지석이 있어서 결국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개를 훔치는 일에 성공한다.

    세 아이는 아주 영악하게 피자집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청년의 약점을 잡아 드림팀에 합류시키고, 폐휴지를 줍는 도통한 듯한

    아저씨도 합류시킨다. 반짝거리는 아이디어로 개를 훔치는 데 성공한다.

    그 과정에서 어른들의 사고방식과 돈에 대한 추악한 모습도 함께 보여주니까

    아이들의 행동이 더 영롱하게 빛이 난다.

    애들은 그냥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하면 돼.”

    학원 안 가?”

    호통치는 엄마, 학원과 좋은 학교가 만능열쇠인 엄마들, 이모 돈을

    훔치려는 조카.

     

    내가 좋아하는 다른 배우와 비교 불가인 배우이자 탤런트인 김혜자의 연기조차 이 영화에서는

    아이들의 초롱초롱 빛나는 연기로 인해 빛이 나지 않는다.

    그만큼 아이들의 연기가 밝고 뛰어나며 탁월하다고 할 수 있다.

    순수하지만 영악하고, 탁월하지만 코믹한 아이들의 생각이

    좋은 연기로 즐거움을 준다. 그래서 위트와 유머가 넘치는

    뛰어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좋은 영화가 관객이 겨우 30만 명밖에 보지 않았다고 하니

    불가사의한 일이라고 할 수밖에.

     

    우리나라 영화 중에는 관람객이 천만 명을 돌파한 영화가 여러 편이

    있다. 대단한 흥행이지만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그렇게 심한 쏠림은

    바꾸어 말하면 다른 영화는 관객이 찾지 않았다는 걸 말해준다.

    관객이 찾지 않는 영화는 제작자, 감독, 출연 배우 등에게 큰 좌절을

    줄 수밖에 없고, 다양한 종류의 영화 발전을 위해서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같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맑고 밝으며

    위트가 가득한 영화에도 찾는 관객이 있어야 우리 영화가

    좀 더 지평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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