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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일병과 철수 구하기산문 2020. 5. 19. 17:00
라이언 일병과 철수 구하기
러시아에서 코로나 19로 갇힌 교민 230여 명이 세 번째로 국내로 귀국하게 된다는 소식을 듣고 영화 한 편이 생각났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이다.
영화 스티븐 스틸버그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2차 대전 중 4명의 아들을 전장에 내보낸 후 아들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어머니에게 3명의 아들이 전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어머니는 남은 아들이라도 살리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들은 육군참모총장은 어머니의 소원들 들어주기 위해 육군 레인저 부대의 밀러 대위를 지휘관으로 8명의 라이언 일병 구출 팀을 파견한다.
온갖 어려움을 겪으며 부대원들이 희생되고 마지막에는 밀러 대위도 희생되며 라이언 일병을 어머니 곁으로 보낸다는 스토리다. 한 명의 군인을 구하기 위해 다른 여러 명의 군인을 희생하는 이야기에서 말하려고 하는 것 무엇일까?
한 명을 살리기 위해 8명이 목숨을 걸어야 하는 무모한 작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명을 살려야 하는 명분 혹은 의미를 생각해 본다면 얼른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4명의 아들을 다 희생시킬 수 없다는 모정의 간절함, 국가를 위해 기꺼이 전장으로 나선 4명의 애국심에 대한 국가의 예우일까? 아무튼 무모한 이 작전은 많은 희생을 치르고 성공하게 된다.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에 나갔다가 오도 가도 못하는 한국인들에 대한 구출작전을 접하며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떠올랐다. 모로코에 진단키드와 방역물자를 수출하는 비행기에 우리 교민을 싣고 오면 좋겠다는 우리나라의 요구에 화물수송기 외에 여객기 1대를 더 마련하며 교민들을 싣고 왔다. 이런 식으로 에티오피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페루, 아프리카 등에서 공항 폐쇄로 발이 묶인 우리 교민들을 데리고 왔다. 우리나라 물품을 수출하며 오히려 구입하는 나라에서 대접을 해 주는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으니 2020년 대한민국의 ‘철수 구하기’라고 해도 틀린 말을 아닐 듯하다.
우리나라가 수십 년 전만 하더라도 세계 최빈국 중 한 나라여서 지금처럼 교민을 데려오는 일은 꿈도 꾸지 못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어느 정도 잘 살게 되고, 어느 나라보다 빠르고 우수한 코로나19 진단키드를 만들었고 세계 각국에서 우리나라의 진단키드를 구입하려고 줄을 섰다는 뉴스를 보며 격세지감의 뿌듯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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