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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국가정원에 눈이 내린 풍경그곳에 가면 2021. 1. 20. 12:17
눈 내리는 벌판에서
도종환
발이 푹푹 빠지는 눈길을 걸어
그리운 사람을 만나러 가고 싶다
발자국 소리만이 외로운 길을 걸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고싶다
몸보다 더 지치는 마음을 누이고
늦도록 이야기를 나누며 깊어지고 싶다
둘러보아도 오직 벌판
등을 기대어 더욱 등이 시린 나무 몇그루뿐
이 벌판 같은 도시의 한복판을 지나
창 밖으로 따스한 불빛 새어 가슴에 묻어나는
먼 곳의 그리운 사람 향해 가고 싶다
마음보다 몸이 더 외로운 이런 날
참을 수 없는 기침처럼 터져 오르는 이름 부르며
사랑하는 사람 있어 달려가고 싶다.
겨울
잿빛 들판
위태로운 나뭇가지 끝에
차가운 바람이 걸리고
낯선 한기에
차마 다가서지 못하고
그냥 스쳐지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참았던 그리움이
하얗게 부셔져
벌판에 눕던 날
눈· 눈·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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