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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처럼 모호한 사랑 영화 '파주'영화. 드리마 2021. 8. 24. 13:20
감독 박찬욱
안개가 자욱한 파주.
영화 ‘파주’는 중식(이선균), 자영(김보경), 은모(서우),
은수(심이영) 사이에 안개처럼 모호하고 불투명한 사랑에
대해서 말해주는 영화다.
영화의 스토리는 그리 친절하지 않아서 안개처럼
불편하다. 중식은 감옥에 가 있는 운동권 선배의 집에
빌붙어 선배의 아내 자영 그리고 아기와 함께 생활한다.
일상과 남편의 옥바라지에 지친 자영의 스트레스와 신경질로
충돌하던 두 사람은 갑자기 원초적 욕망을 채우려고 섹스를
하던 중 아기가 끓는 물에 데는 사고를 맞는다.
중식은 당혹스런 현실에서 도피하듯 선배가 목사로 있는 파주로
간다. 교인들을 실어나르고, 공부방을 운영하면 지내던 중식은
뜬금없이 은수와 결혼한다. 중식은 자영과 섹스 중에 아기가
불에 덴 충격 때문인지 아니면 은수를 사랑하지 않아서인지
은수와 잠자리를 거부한다.
처음부터 중식을 좋아하지 않던 은수의 동생 은모는 가출을
하게 되는데 그가 버린 가위가 가스관 호스에 상처를 냈고,
은수가 가스 폭발로 죽게 된다. 집으로 돌아온 은모는 언니가
없는 집에서 중식과 불편한 동거를 하게 된다. 탈북자와 관련된
일로 유치장에 갇힌 중식을 본 후 다시 집을 떠났다가 3년 후에
집으로 돌아왔다. 중식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철거민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집을 떠날 때 은모는 금지된 사랑 즉 형부인
중식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돌아온 후에도 그 감정을
어쩌지 못하고 있다. 은모는 중식에게 나를 사랑하느냐고 묻는다.
“나는 너를 한 번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다‘는 중식의 답변에
복잡한 감정에 휩싸이는 은모.
은모는 언니가 죽으며 자신에게 남긴 집과 보험금을 중식에게서
받는다. 하지만 그는 중식이 언니를 중식이 죽였다고 의심한다.
은모는 중식이 사기로 보험금을 탔다고 신고하고, 중식은
유치장에 갇히게 된다. 그렇지만 중식은 은모의 실수로 언니가
죽은 사실을 숨기려고 증거를 없앴고 끝내 그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
중식이 유치장에 갇히자 은모는 친구와 오토바이를 타고 거리를
질주한다. 그는 중식을 사랑하는 자신이 두려웠고
그 사랑을 받아들 수는 없었다. 금지된 사랑을 거부하면서도
단호하게 중식을 벗어나지 못하자 중식을 유치장으로 보냄으로써
그와의 관계를 끊었다고 홀가분하다고 느끼는 것은 아닌지?
자신의 곁에서 중식을 의도적으로 떼어놓았다는 자조적인
홀가분함을 느끼며 친구의 오토바이
뒤에 앉아 환호성을 지르며 영화는 끝난다.
영화는 그렇게 끝이 났지만 그들의 사랑은 진행형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둘의 사랑은 파주의 안개처럼 모호하고
그 속에서 방황하는 행동과 다름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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