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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대통령을 죽여라
    영화. 드리마 2022. 4. 6. 11:20

                대통령을 죽여라

                                                           감독 닐스 뮤엘러

     

    의자를 한 개 버리고 경비실로 갔는데 사람이 없었다.

    쪽지에 의자 버렸다는 내용과 전화번호를 적어 놓고

    왔다. 나중에 경비실에서 전화가 와서 1,300원을

    주고 왔는데, 조금 있다가 경비 아저씨가 전화를 했다.

    의자가 없어졌으니 돈을 다시 가져가라고 했다.

    전화를 하지 않아도 될 텐데 참 정직한 분이었다.

    돈을 가지러 가며 한라봉 몇 개를 경비실에 가져다

    놓고 왔다. 세상에는 이렇게 정직한 사람이 많다.

     

    영화 대통령을 죽여라는 이렇게 착하고 정직한 사람이

    파멸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다.

    가구점에서 일하는 샘 빅(숀 펜)은 우수한 사원이 아니다.

    그 이유는 그가 달콤한 거짓말로 손님을 속이거나

    약점을 이용해서 가구를 팔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장은

    그런 그에게 유능한 사원이 되기 위한 책을 주며

    읽으라고 한다. 그 책을 읽으며 용기를 내어 몇 번

    실적을 올리고 사장을 즐겁게 해 주고, 그도 돈을 번다.

     

     

    샘 빅은 아내 마리엔더슨 빅(나오미 왓츠)과 아이하고

    별거 중이다. 아내는 그가 접근하는 것을 거부한다.

    그는 아내와 아이와 함께 살기를

    원하지만 아내는 한사코 그를 멀리한다그를

    반겨주는 것은 개 뿐이다.

     

    샘 빅에게 필요한 것은 윤리나 정직함이 아니라 적당한

    거짓과 상술이다. 하지만 그는 천성적으로 그런 걸 할 수 없는

    사람이다. 그에게 유일한 위로는 음악과 흑인 친구 버니 뿐이다.

    영화에서는 줄곧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의

    2악장 연주가 흘러 나온다. 그는 음악이 순수하고 정직

    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지휘자인 번스타인이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말을 끊임없이 녹음한다.

     

    당시 미국의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한 닉슨

    대통령이었다. 텔레비전 화면에서 닉슨의 기자 회견이나

    담화를 하는 장면이 계속해서 나온다. 마치 대통령 닉슨이

    거짓말로 국민을 속여 사회에 거짓말이 만연하는 것이라는

    의미라도 되는 듯이.

     

    샘 빅은 희망은 흑인 친구와 함께 하는 사업을 하는 것이

    꿈이다. 가구점을 그만두고 사업을 하기 위해 중소기업청에

    사업자금을 신청하지만 승인받지 못한다. 샘 빅은 그 이유가

    흑인과 사업을 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비행기를 납치해서 백악관으로 날아가서 폭탄을

    떨어뜨리려고 통장에 남은 돈을 모두 찾아 준비한다.

    국민을 행복하게 해 주어야 할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는데 닉슨이 거짓말만 하기 때문이다.

    플라스틱통에 휘발유를 사고, 흑인 친구의 권총을

    훔친다. 먼저 자신에게 거짓말을 강요했던 가구점 사장을

    죽이려고 갔지만 죽이지 못하고 아내의 집으로 가

    그를 따르는 개를 죽인다.

     

    볼티모아 공항으로 가 비행기에 탑승하는 것까지는 성공

    한다.

    한낱 모래알에 불과한 내게도 그들을 파괴할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겁니다.”라는 자신의 생각을 실천하기 위해.

     

    우리가 살아가는 데는 진실만으로 살 수가 없다.

    텔레비전의 광고, 정치인의 말, 사랑해, 너는 예뻐 등

    사람들은 수많은 거짓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또

    받아들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샘 빅처럼 거짓말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지도 않는다.

    교과서에나 존재하는 정직과 윤리를 그저 장식품으로

    달고 사는 우리에게 대통령을 죽여라는 나를 되돌아

    보게 하는 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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