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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세렝게티라 불리는 곳 화성 수섬그곳에 가면 2022. 5. 26. 12:24
끝없이 넓고 광활한 대지에 풀만 무성하게 자란 곳,
거기에 야생 동물들이 먹이사슬을 이루고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은 현대인에게는
무한 감동을 준다. 이른바 초원이라 불리는 곳.
아프리카의 세렝게티, 몽골의 초원, 아르헨티나의 팜파스 등
인간이 아닌 야생의 동물들이 살아가는 곳. 그곳에
서서 초원을 바라 보면 회색 도시에 갇혀 야성을 잃고
문명이라는 틀에 갇혀 소심하게 살아가는 자신이 한없이
비루하고 작게 느껴지지 않을까? 아니면 수렵과 채취를
하던 원시인간의 유전자가 꿈틀대며 야성의 본능이 살아나
자유를 만끽하게 될까?
하지만 대부분의 서민에게 그런 먼 곳으로의 여행은
몇 사람에게나 가능한 사치라고 할 수 있다.
만약 국내에도 그런 비슷한 곳이 있다면 그곳을 찾아
하루 온종일 땀에 젖고 다리가 아프게 걷다 보면
억눌렸던 원시성과 야성이 살아날 수도 있지 않을까?
한국의 세렝게티라고 부르는 곳이 있었다.
시화호 간척사업을 하며 생긴 우음도 부근의 수섬이었다.
5월 중순 삘기꽃이 피기 시작하면 넓은 초원에 하얀
삘기꽃이 군락을 이룬 채 햇빛에 반짝이는, 안개에 묻혀
아슴한, 달빛을 머금고 별처럼 빛나는 삘기꽃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거기에는 인간이 애써 가꾼 꽃이 있는
곳이 아니다. 아무것도 없다. 삘기꽃,
갈대, 바람, 태양, 구름, 달과 별이 머무는 곳이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치고 피곤할 때 수섬으로 가서 하루쯤
삘기꽃 사이를 걸으며 해돋이, 해넘이, 달빛, 별빛,
구름과 바람에 섞이는 그 거친 곳을 걸어 보는 건 어떨지?
다른 관광지처럼 꾸미고 가꾼 곳이 아니다.
경치 좋은 곳에 만들어진 데크길을 편하고 기분 좋게 걷는
것에 길들여진 사람이라면 수섬은 그리 좋은 곳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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