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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남 4est(포레스트, Foest)
    그곳에 가면 2022. 6. 19. 17:07

        낡은 컬러 사진

                                                 곽재구

     

    우리 엄마
    수국색 포플린 치마 입고
    수국색 양산 아래 웃고 있네
    수국색 바람이 치마 주름에 볼 비비네

     



    지난밤이었네
    은하수 속을 스쳐가던 행성 하나
    엄마!라고 부르는 소릴 들었지
    부드럽게 펄럭이는 수국색 치마주름에 대고
    나도 엄마!라고 불러보네

     


    잠이 들어
    엄마가 사는 세상에 찾아가면
    엄마의 사진 한장
    엄마가 아침에 일어나 기도하는
    창가에 놓아둘 것이네

     



    엄마 내가 왔어요!
    라고 말하는 소리 듣지 못하고
    엄마는 가만히 사진을 바라보다가
    가슴에 꼬옥 껴안겠지요

     

     

    곽재구 시인은 이렇게 수국에 어머니를 그렸지만,

    나는 활짝 핀 수국에서 풍만한 여인을 그린다.

     

     

    수국 한 송이에 달린 수백 개의 꽃잎에서 뿜어나오는

    아우라니!

    볼륨감이 넘치는 육감적인 몸매,

    막 건져낸 물고기의 비늘 같은 꽃잎!

    수백 개의 꽃잎으로 유혹하는 뇌쇄적인 미소.

     

    미인의 고른 치열처럼 반짝이는 하얀 수국,

    펄펄 끓는 열정으로 주체할 수 없는 붉은 수국,

    차갑고 까칠한 도시 여자 같은 푸른색 수국마저도

    육감적이다.

     

     

    6월은 수국의 계절이다.

    이 땅 여기저기 수국이 피어나고 있다.

    그중 한 곳, 땅끝마을 해남에 200여 종의 수국이 피어있다.

     

    해남에 있는 4est(포레스트, Foest)라는 곳이다.

     

    4est의 의미는 4개의 st가 있는 수목원이라고 한다.

    1. Star 하늘에는 무수한 별들이 가득하고

    2. Stone 땅에는 기암괴석이 펼쳐지며

    3. Story 곳곳에 얽혀있는 이야기거리와

    4. Study 끊임없이 배울거리를 제공하는 곳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곳은 공유지가 아니고 사유지인데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졌다. 아직 편의시설 등 부족한 면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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